[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삼성전자 휴머노이드 등 미래 로봇 사업을 위해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고, 단장에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개척자 오준호 카이스트 명예 교수를 임명했다. 오준호 단장은 카이스트 시벌 세계 최초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인물로 최근 삼성전자가 자회사로 편입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자다. 그는 삼성전자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가교역할을 하며 미래로봇 개발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오준호 단장이 오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 박람회 CES 2025를 찾는다. 최근 미래로봇추진단 단장을 맡은 이후 첫 공식 행보라 관심이 쏠린다. 그는 현장에서 미래로봇추진단을 직접 관리하는 한종희닫기
한종희기사 모아보기 DX부문장(부회장) 등 관계자들과 함께 전시 부스를 돌아보고 업계 트렌드를 살펴볼 계획이다.
오준호 단장은 카이스트 교수 시절인 2004년 세계 최초 2족 보행 휴머노이드 ‘휴보’를 개발한 국내 대표 로봇 개발자다. 이후 휴머노이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연구를 지속하다 2011년 제자들과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창업했다. 2021년 코스닥에 상장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 및 플랫폼 국산화와 사업화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1월 레인보우로보틱스 유상증자 참여해 약 590억원을 투자해 지분 10.22%를 확보했다. 같은해 3월에는 장외 매수를 통해 278억원을 들여 지분을 14.7%까지 확대하고 콜옵션 계약을 맺었다. 로봇 사업이 글로벌 기업들의 격전지로 전망되는 만큼 기술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31일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35.0%로 확대하고 최대주주에 오르는 등 자회사로 편입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오준호 단장은 레인보우로보틱스에서 퇴임하고 삼성전자가 대표이사 직속으로 신설한 미래로봇추진단의 단장으로 옮겨갔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미래로봇 개발을 위한 기반을 더욱 탄탄히 구축하게 됐다. 현재 휴머노이드 시장은 엔비디아,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모델들을 공개하며 점차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AI, 소프트웨어 기술에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첨단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 할 예정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휴머노이드와 로봇 AI 투자·개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며 “한국도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 경쟁 참전으로 로봇 산업 투자 확대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와의 시너지로 글로벌 휴머노이드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만큼 오준호 단장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오준호 단장이 미래로봇추진 단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경영 고문도 겸임하는 만큼 휴머노이드 기술력 제고, 양산, 판매처 확보, 투자 등 다양한 방면에서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유한 휴머노이드 기술은 정부로부터 항공엔진과 함께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됐지만, 경쟁사들과의 자금력 등 문제로 양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부품 국산화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다.
실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2024년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약 97억원, 영업손실 4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750억원 수준으로 미국, 중국 등 글로벌 판매 확대를 위한 양상 체계 구축을 위해선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준호 단장의 미래로봇추진단을 중심으로 향후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로봇의 원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핵심 성장 동력화할 것”이라며 “오준호 단장은 오랜 기간 산학에서 축적한 로봇 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미래로봇 개발에 힘을 보탤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 주주로서 글로벌 로봇 사업과 개발 리더십 강화를 위한 두 회사간 시너지협의체도 운영할 것”이라며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영업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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