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수출액이 최근 2년 연속 줄었지만 올해 반등할 전망이다. 특히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 국정 공백이 생겨 방산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올해 육·해·공 모든 분야에서 수출 계약에 속도 낼 것으로 관측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폴란드에 70억달러 규모 K2 전차 수출과 10억달러 규모 사우디아라비아 무기 획득 사업 등 240억달러 규모의 방산 수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로써 최근 2년간 줄어든 방산 수출액이 반등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방산 수출액은 2022년 173억달러에서 2023년 135억달러, 2024년 95억달러로 매년 줄었다.
유 의원은 70억달러 규모의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이 체결되지 못하면서 연간 수출 성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탄핵 정국 등이 리스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폴란드는 2024년 70억달러 규모 K2 전차 820대를 들여올 계획이었다. 2024년 12월초 수출 계약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됐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정부 외교·통상 등 정부 기능에 공백이 생기며 불투명해졌다.
비상계엄 사태에 폴란드 측이 계약을 서두르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2024년 9월 계약 성사가 예상됐지만 12월까지 미뤄지다 비상계엄 사태에 결국 2024년 내 계약이 불발된 셈이다.
하지만 방산업계는 올해 정세가 안정되면 수출 협상에 더욱 속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뤄진 협상이 올해로 넘어오면서 연내 타결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방산업계는 올해도 수출 대상국을 더욱 넓힐 방침이다. 방산 수출국은 2022년 4개국으로 2023년 12개국으로 늘었다. 2024년에는 15개국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수출 확대는 육·해·공 모든 분야에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방산업계는 이미 수주한 수출 계약에 따라 실적이 담보됐으며 올해 추가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
지상 무기는 협상이 지연된 폴란드 K2 전차 수출과 함께 2024년 11월 현대로템이 페루 육군 조병창과 체결한 K2 전차 및 차륜형장갑차 등 지상무기에 대한 총괄협약이 실행계약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인도와 K9 자주포 100문 공급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협의가 계약 성사로 이어질 경우 2017년 인도에 처음 수출한 이후 추가 공급하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세계 자주포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한 K9 자주포의 세계 점유율이 확대될 전망이다.
또 다른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 한화시스템 역시 2024년 말 이집트에 수출되는 K11 사격지휘장갑차 51대와 K9A1(K9 성능개량형) 자주포 216대에 각각 사격지휘체계, 사격통제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 국내 방산업체가 개발한 사격지휘체계가 해외로 수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상 분야에서는 미국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 시장에 뛰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024년 11월 “우리 선박 수출 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한발 앞섰다. 한화오션은 2024년 미 해군 7함대 군수지원센터 싱가포르사무소에서 발주한 MRO 2건을 모두 수주했다. HD현대중공업은 특수선 도크 일정, MRO 발주 일정 등을 종합 고려하며 시장 진입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이외에도 조선사들은 3000톤(t)급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 3조원 규모의 폴란드 잠수함 도입 사업, 2조원 규모의 필리핀 잠수함 도입 사업에 뛰어들어 수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공중 무기 분야의 수출 확대도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2024년 12월 이라크 정부와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KUH)의 수출 사업 관련 판매·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수리온의 첫 수출이다. 이번 계약 기간은 오는 3월 31일부터 2029년 3월 31일까지다.
KAI는 올해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미국은 올해 280대 규모 공군 전술훈련기, 220대 규모 해군 고등·전술훈련기 도입을 추진한다.
또 KAI는 차기 전투기 사업을 추진하는 페루에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과 다목적 전투기 FA-50으로 구성된 패키지로 수주를 노리고 있다. 페루는 앞서 2012년 한국의 다목적 항공기 KT-1P 20대를 도입해 한국산 전투기에 대한 신뢰가 이미 형성되기도 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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