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연간 인도량이 처음으로 감소하며 중국 완성차 제조사 비야디(BYD)와 차이가 좁혀졌다.
테슬라가 2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178만9226대를 인도했다. 이는 전년 대비 1만9355대 적은 수치다. 연간 인도량이 떨어진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특히 4분기 실적은 49만5570대로 시장 예상치와 가이던스에 모두 미치지 못했다. 이는 경쟁 업체들이 유럽에서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4분기 테슬라의 유럽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테슬라의 판매량은 28만3000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는 지난해 12월 20만7734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야디가 지난해 판매한 전기차는 총 176만대로 전년 대비 12%가량 성장했다.
비야디가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테슬라와 격차는 좁아졌다. 2023년 24만대였던 차이가 3만대로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업계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판매 성장을 거둔 덕분에 전체 판매량이 크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비야디는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하며 전체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비야디의 전체 판매량은 430만대에 달했다. 목표치였던 360만대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2023년과 비교하면 130만대 가까이 증가했다. 비야디의 전체 판매량은 미국 포드와 일본 혼다와 비슷한 수준이다.
비야디 외에도 리오토, 립모터, 샤오미 등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은 각각 50만대, 29만대, 13만5000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모두 판매 목표치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기록적인 성장을 거둔 비야디는 1일 자사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국의 챔피언, 세계의 챔피언”이라고 자축하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의 돌풍을 막기 위해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펼친 것이 일부 판매량을 저지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중국 내수 시장의 폭발적 성장으로 전체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인도량이 감소한 테슬라는 판매 전략을 수정하지 않으면 비야디에게 1위 자리를 내어 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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