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게임 업계는 다소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해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게임도 있었던 반면 오프라인 구설수에 오른 게임 행사도 많아 사건과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해외에서는 기대작이 내년으로 모이는 가운데 올해는 주목할 만한 신작 소식이 뜸해 아쉬움을 남겼다.
좋은 소식과 안타까운 소식이 번걸아 가며 훌쩍 지나가 버린 한 해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지면으로나마 포모스 어워드를 선정해 봤다.
◆ 국가권력급 인기상 – 데이브 더 다이버
올해는 한국 패키지 게임이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는 해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성과를 기록한 것은 넥슨 산하 민트로켓에서 출시한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였다.
출시부터 해외에서 주목받은 ‘데이브 더 다이버’는 올해 게임 업계 3대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히는 BAFTA(영국영화텔레비전예술아카데미)에서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과 소니의 ‘스파이더맨 2’와 같은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게임 디자인상을 받았다.
여기에 최근에는 50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패키지 게임 대부분 출시 직후 판매량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한다면 ‘데이브 더 다이버’는 스테디셀러로서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눈부신 해외 성과에 국가권력급 인기상을 바친다.
◆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것 아니에요상 – 대한민국게임대상
국내 유일의 게임 시상식이자 대통령상을 수여하는 대한민국게임대상이 올해는 개최 아래 최대의 구설수에 올랐다.
시상 개막에 앞서 대상 게임이 유출되는 일이 벌어지며 시상식 스포일러라는 유례 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유출자도 문제지만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나 음악, 스포츠 등 그 어떤 시상식에서도 대상에 해당하는 수여자가 미리 밝혀지는 일은 없기에 주최 측의 보안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엿볼 수 있는 사건이었다.
또한 과도한 심의로 게이머 공공의 적으로 불리고 있는 김규철 전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공로상을 수여하는 문제는 물론 심사 기준이 공정하지 못한 점 등 그동안 쌓여오던 공평성 문제가 드러났다.
이런 문제에도 주최 측은 운영의 미숙함을 사과하거나 개선을 약속하지 않고 있다. 도대체 이러는 이유가 뭘까 몹시 궁금하다.
◆ 무슨 판단인가상 –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 출시된 지 30주년을 맞았다. 현세대 콘솔 게임 시장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의 위치를 생각한다면 올해는 팬들이 기뻐할 소식이 많이 들려야 했다.
하지만 8년이라는 긴 시간을 쏟아부으며 기대작으로 밀었던 멀티 플레이 슈팅 게임 ‘콘코드’는 출시 10일 만에 쏟아진 혹평으로 종료를 선언한 바 있다.
끔찍한 캐릭터 디자인과 특색 없는 게임플레이로 대중에게 외면받았으며 출시와 관련된 마케팅은 서둘러 종료하는 등 올해 최악의 게임 출시 사례로 기억된다.
하나의 타이틀만 문제였다면 아쉬운 정도였지만 지난달 출시한 PS5 프로는 100만 원이 넘는 가격을 책정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업그레이드 모델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준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가격 상승이며 같은 가격이면 보다 좋은 성능의 조립 PC를 구입할 수 있어 잘못된 가격 정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부디 내년에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길 바라며 이 상을 증정한다.
◆ 아 윌 파인드 유상 – 윤명진 네오플 대표
최근 오프라인 게임 행사의 안전을 위협하는 테러 게시글이 유독 많이 등장했다.
다행히 테러 예고가 실제로 이뤄지지는 경우는 아직 없었지만, 행사를 관람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참석한 유저들은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
또한 현장 안전요원 및 경찰과 군대까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현장을 수색하는 등 많은 안전 부처의 노력이 필요했다.
지난달 열린 ‘던전앤파이터’의 쇼케이스인 ‘던파 페스티벌’ 역시 커뮤니티에 폭탄 테러 글이 등장하며 예고했던 시작 시각보다 미뤄지는 일이 있었다.
다행히 2~3시간 후에 순조롭게 행사가 재개됐으며 마지막에는 윤명진 네오플 대표가 직접 무대에 올라 팬들에게 직접 사과의 말을 전했다.
테러 예고에 대해 윤명진 대표는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해서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며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확실하게 마무리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올해 많았던 테러 예고 중 처음으로 회사의 대표가 직접 확실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한 경우는 처음이었기에 책임감을 느낄 수 있었으며 범죄를 예고했던 용의자는 꼭 법의 심판 받기를 바라며 이 상을 바친다.
◆ 올해의 발견상 – UFO 50
레트로라는 단어가 게임 업계에서도 유행처럼 번지는 시기가 됐지만 정작 레트로 게임이라 출시된 타이틀은 과거의 추억과 의미보다 그래픽 스타일에만 재현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스팰렁키’ ‘다운 웰’ 등 작지만 좋은 평가를 받아온 인디 게임 제작자가 의기투합해 만든 미니 게임 모음집 ‘UFO 50’은 과거의 한 시대를 그대로 게임에 옮긴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UFO 50’에서는 1980년부터 1930년까지 1년당 1개의 게임을 담았다. 장르 역시 플랫포머부터 액션, 퍼즐, 전략까지 실제 그 시절에 있었을 법한 게임들이다.
게임 대부분 튜토리얼이 없이 간단한 시놉시스 정도만 소개 후 바로 시작되는 점부터 이들이 구현하고자 했던 것은 레트로 스타일의 게임이 아닌 레트로 그 자체라는 걸 엿볼 수 있다.
투박하지만 금세 손에 익는 점과 꽤 높은 난도에 고전하게 만드는 점 역시 레트로 게임의 모습 그대로다.
여기에 1년씩 순서대로 게임을 즐긴다면 그래픽 효과 역시 차츰 좋아지게 되는 점 등 단순히 게임 스타일뿐만 아니라 하나의 문화 예술 콘텐츠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과거 게임에 추억이 없다면 재미 역시 반감되지만, 추억이 있다면 ‘UFO 50’은 올해 출시된 게임 중 가장 독특한 시도를 선보인 게임으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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