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루언서 박람회 ‘서울콘’이 12월 2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막했다. 서울콘은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기간 지정에 따라 예정된 일부 프로그램이 취소되고 서울 중소기업·소상공인과 글로벌 인플루언서를 매칭하는 소수의 프로그램만 진행하고 있다. 31일부터 2025년 1월 1일까지 2024 서울콘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었던 ‘서울콘 월드 K팝 페스티벌&카운트다운’ 등이 취소됐다.
서울콘은 12월 2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순조롭게 개막했다. 개막일인 28일은 영하의 날씨에도 서울콘을 찾은 이들로 주요 행사가 열리는 DDP 아트홀 내부가 북적거렸다. 이날 서울콘은 DDP 아트홀에서 ‘플랫폼 바이 무신사’, ‘캐릭터 코스프레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개막일 DDP를 찾은 관람객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APAN 어워즈가 열리는 아트홀이었다. APAN 어워즈가 이날의 메인이벤트여서다. APAN 어워즈는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와 서울경제진흥원이 주최하는 지상파와 OTT 등 모든 채널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통합 드라마 시상식이다.
아트홀은 29일에도 ‘LCK 어워드’를 보러 온 인파로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의 인구밀도를 보였다. LCK 어워드는 올해 최고의 성과를 거둔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선수를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다. 올해 LCK ‘올해의 선수’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수상했다. 다만 올해 LCK 어워즈는 무안 제주공항 참사 애도를 위해 생중계를 취소하고 녹화방송으로 진행됐다.
30일 아트홀에서 열린 ‘K-뷰티 부스트’는 서울콘이 왜 글로벌 인플루언서 박람회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국가애도기간 지정으로 서울콘이 열리는 DDP 현장에 시끌벅적하고 북적거리는 느낌은 없었지만 누가 봐도 외국 인플루언서라는 걸 알 수 있는 이들은 가득했다. 다양한 인종의 다양한 머리색을 가진 이들이 ‘K-뷰티 부스트’ 부스 입장을 위해 아트홀 내부에 길게 늘어서 있었다.
‘K-뷰티 부스트’는 마케팅 플랫폼 기업 누리하우스와 뷰티 플랫폼 화해가 협력해 한국 뷰티 브랜드를 알리는 행사다. 실제 K-뷰티 부스트 현장에는 외국인이 카메라를 들고 부스 전시 중인 한국의 15개 뷰티 브랜드를 촬영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들리는 말도 다 영어였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많은 1000명쯤의 글로벌 인플루언서가 K-뷰티 부스트에 참가했다. K-뷰티 부스트를 기획한 누리하우스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 참여한 글로벌 뷰티 인플루언서는 1000명을 넘겼다. 이들의 구독자 총합은 최소 5000만명으로 이들이 생산한 K뷰티 관련 콘텐츠 조회수는 억 단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루언서의 국적 비중도 동아시아 30%, 유럽 23%, 미국 11% 등 글로벌 전역에 포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트홀 옆 디자인랩에는 ‘런웨이 투 서울’, ‘인플루언서 라이브커머스’, ‘비고 라이브 글로벌 인플루언서 대회’, ‘마이소울박스 체험존’ 등이 진행됐다. 이 외에도 이간수문에서 서브컬처 아트 전시가, 어울림 광장에서 푸드 부스가 마련됐다.
올해 서울콘은 인플루언서가 직접 서울의 우수 중소기업의 제품을 소개하며 판로 확장을 돕는 글로벌 매칭 프로그램 ‘글로벌 인플루언서x기업 라이브커머스’ 등이 새로 마련됐다. 이번 서울콘을 찾기로 한 인플루언서도 3500팀쯤이다. 지난해보다 500팀쯤 늘었다. 올해 서울콘을 찾은 인플루언서들의 다양한 채널 구독자 총합은 30억명쯤에 달한다.
올해 서울콘은 지난해보다 더 인플루언서 중심으로 진행된 모양새다. 지난해 서울콘은 폭설이 내리던 DDP 광장까지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임단 T1의 ‘T1 콘’을 보러 온 팬덤으로 가득했지만 인플루언서들로 북적인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다.
반면 올해 서울콘은 지역주민과 내국인이 아니라 외국인 비중이 높았다. 그 외국인들은 대부분 스마트폰과 DSLR 카메라를 들고 무언가를 촬영하고 있었다. 올해 서울콘은 애도를 위해 숙연한 가운데에도 글로벌 인플루언서가 모여 서울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만난다는 정체성은 지난해보다 더 강화된 것으로 보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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