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어벤저 심각한 판매량
출시 2개월 만에 ‘0대’ 판매
상품성 대비 부족한 경쟁력
출시 두 달 만에 국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지프 순수 전기차 어벤저가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어벤저는 국내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판매량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특히, 11월 판매량 ‘0대’라는 굴욕적인 성적표와 함께,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전략 실패가 뚜렷이 드러나고 있으며, 어벤저의 몰락은 단순히 한 모델의 실패가 아니라 지프 브랜드, 나아가 스텔란티스코리아 전체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낮은 주행거리와 경쟁력 부족
지프 어벤저는 국내 출시 당시부터 소형 전기차 시장의 유력한 경쟁자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9월 출시 이후 두 달간의 판매량은 총 22대에 그쳤고, 11월에는 단 한 대도 팔리지 않았다.
판매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부족한 주행거리가 꼽힌다. 어벤저는 중국 CATL이 제작한 54㎾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해 환경부 기준 복합 295㎞의 주행 가능 거리를 제공한다.
이는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318㎞)보다 짧은 수치다. 더욱이, EV3가 500㎞ 이상의 주행거리와 4,415만 원(롱레인지 기준)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상황에서, 어벤저의 5,20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소비자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판매량의 부진은 단순히 숫자에서 끝나지 않는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실제 구매자보다 미디어 시승용 및 딜러 매장 시승용 차량이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스텔란티스코리아의 고민
어벤저의 실패는 지프 브랜드 전체의 위기로 이어졌다. 11월 기준 지프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급감한 168대에 불과하다.
세 자릿수 판매를 기록한 모델조차 없었으며, 그나마 가장 많이 팔린 그랜드체로키 4xe(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76대에 머물렀다.
스텔란티스코리아 산하의 다른 브랜드인 푸조와 마세라티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푸조의 11월 전체 판매량은 65대에 그쳤다.
여기에, 전기차 e-2008과 e-208은 각각 5대와 1대만 판매됐으며, 지난 7월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 마세라티코리아도 11대 판매라는 초라한 성적을 기록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의 판매 부진은 단순한 모델 경쟁력 부족을 넘어, 소비자와의 신뢰 및 소통 부재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할인 프로모션이나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도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 시장에서의 생존 전략
소형 SUV 시장은 실용성과 편의성을 앞세운 모델들이 경쟁하는 치열한 전쟁터다. 어벤저 역시 넓은 시야, 높은 지상고, 다양한 주행 보조 기능 등으로 경쟁력을 갖췄지만, 국내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경제성과 주행거리 문제를 간과한 점이 결정적 패착으로 작용했다.
지프 어벤저는 좁은 회전 반경, 뛰어난 장애물 주파 능력 등 차별화된 특성을 강조했지만, 이러한 기능은 대부분 도시 주행에 초점을 맞춘 국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어벤저의 실패는 단순한 사양이나 가격 문제가 아닌, 소비자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전략적 실수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 중심 전략의 필요성
한편, 지프 어벤저의 몰락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제조사가 소비자의 니즈를 얼마나 깊이 이해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히 기능이나 브랜드만으로는 성공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스텔란티스코리아는 판매 부진의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가격, 주행거리, 마케팅 등 다각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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