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쇼핑 서비스를 개발하는 인력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이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주는 등 쇼핑 편의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기존에 확보한 고객을 바탕으로 AI를 접목해 수익을 늘릴 수 있는 분야인 만큼,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9일부터 네이버 쇼핑 AI·기계학습(ML) 직군에 대한 경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AI를 통해 쇼핑 이용자의 브랜드 선호도, 가격, 스타일,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적합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직군이다. ML 직군 개발자는 이용자의 검색 패턴을 분석하고, 상품 랭킹을 집계하는 서비스를 개발한다.
네이버는 내년 상반기 중 AI 기반 맞춤형 쇼핑 기능을 고도화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출시할 방침이다. 단순히 이용자가 선호할 만한 상품 추천을 넘어, 쇼핑 관련 콘텐츠와 인기 트렌드에 대한 정보까지 함께 제공해 주는 게 특징이다.
카카오는 지난 5월 인수한 자회사 카카오브레인 개발자 100여명을 동원해 AI 선물하기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지난 13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AI 쇼핑메이트’ 베타 버전을 도입했다. 현재 소셜미디어(SNS)에서 자주 거론되는 선물을 제안하고, 콘텐츠의 출처나 추천 근거도 명확하게 제시해 주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연내 테스트를 마치고, 내년 중 AI 쇼핑메이트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AI 쇼핑은 올해 네이버, 카카오가 역점 사업으로 점찍어 둔 분야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소비자에게는 AI로 개인에 특화된 새로운 차원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쇼핑 검색뿐만 아니라 쉽게 상품을 발견할 수 있는 AI 구매 가이드 등으로 이용자 친화적인 커머스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도 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카카오톡에 180만개 프로필 디데이 데이터가 누적됐는데, 주요 기념일에 선물하기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향을 생각 중”이라고 예고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AI 수익을 빠르게 늘리고 데이터 수집을 통한 모델 고도화를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 쇼핑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올 3분기 커머스 매출이 전년 동기 12% 증가했고, 카카오도 선물하기·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액이 8% 늘어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챗봇 등 AI 모델 자체 성능을 앞세워 경쟁하는 서비스 분야에서는 오픈AI, 구글 등 빅테크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이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빅테크에 비해 AI에 쓸 수 있는 자원이 비교적 부족한 상황에서 네이버, 카카오가 거의 유일하게 수익성을 빨리 늘릴 수 있는 분야가 쇼핑”이라며 “전사적으로 AI 쇼핑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채용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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