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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긴급 심포지엄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에는 의대 교수와 전공의, 의대생들이 대거 몰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열렸지만 주요 발언은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한국의 뛰어난 의료시스템은 수많은 의료인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희생으로 유지되어 왔으나 정부는 그런 의료인들의 희생과 자긍심을 단 번에 짓밟았다”며 “진정한 의료개혁은 필수·지역의료를 제대로 살리는 길인데, 정부는 의사 수를 늘리는 것만이 진정한 의료개혁이라는 허울 좋은 간판을 씌워 국민을 우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기영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증원이 1년 늦어진다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런 중차대한 일일수록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야하는데 정부는 근거도 없이 내년에 증원을 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교육법으로는 1년 10개월 전에 정원 발표를 해야 하는데, 정부가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의대생과 전공의들 또한 대표는 의대 증원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정부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서울의대 학생대표로 나선 김민호 서울의대 학생회장은 “정부는 의료계와 수차례 소통했다고 하지만 미래 의료인과의 충분한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민호 대표는 “정부는 대학별로 정원을 50%에서 100% 선으로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안내했지만, 이는 2000명이라는 기존의 수치가 과학적이고 최소한의 수치라고 입장을 고수해왔던 정부의 기존 주장이 모순이라고 스스로 만드는 것과 다들 바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의대생들은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및 의대 증원 정책 전면 백지화, 의정 양측 등 중대한 의료 정책을 조속히 논의하기 위한 의정협의체 구성, 과학적인 국제 비교를 통해 합리적인 수가 체계와 최소 임상률의 제도적 장치 마련, 바람직한 의료 전달 체계 확립 등을 8가지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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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또한 의대 정원과 관련해 정부가 정해진 것이 없다는 원칙적인 답변 이후 의료 시스템을 송두리째 뒤엎을 수 있는 정책을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한국에서는 전공의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미흡하고 만성적인 저수가가 유지되는 체계라 수련병원은 높은 전공의 비율로 유지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며 “상대적으로 교육의 중요성이 외면받고 있음에도 정부는 교육의 질에 대한 부분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정책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는 사직서 수리금지명령을 통해 전공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억압했다”며 “명령에 따르지 않을 시 면허취소부터 법정최고형까지 처벌할 수 있다고 전공의를 지속적으로 탄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등을 예로 들며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의료사고특별법’ 관련 발언도 나왔다.
박 대표는”2018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건으로 의료진이 대거 구속되면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급격하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제 동기들도 소아청소년과를 지원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이러한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해 해결책을 제시해 왔지만, 정부는 의료계 현장의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의료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내 주요 5대 대형병원 가운데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소속 교수들이 30일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했다. 서울아산병원은 다음달 3일 진료과별 상황에 맞춰 일반 환자 진료와 수술을 멈춘다. 서울성모병원도 다음달 3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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