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대한민국 축구가 파리로 향하지 못하게 되며 한국은 이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핸드볼만이 본선에 나서게 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된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2-2 무승부 뒤 승부차기 끝 10-11로 석패하며 파리로 향하는 길목이 닫혔다.
한국은 애시당초 준결승에 나서야 파리 올림픽 본선을 바라볼 수 있었다. 대회 3위까지는 올림픽 본선에 나설 수 있고, 4위부터는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진출권을 쟁취해야하지만 모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본선에 나서지 못하게 된 것은 지난 1984년 LA 올림픽 이후 40년만이다. 직전까지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뤘고, 세계 최초로 10회 기록을 바라봤던 한국은 ‘신태용 매직’ 앞에서 허무하게 등을 돌렸다.
한국은 시작부터 인도네시아에 눈에 띄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9분 프리킥 상황에서는 환호가 쓰라린 아쉬움으로 뒤바뀌었다. 이강희의 중거리 슛이 상대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한국 선수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서있던 것으로 확인돼 득점이 취소됐다.
이후 전반 15분에 라파엘 스트라위크가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중거리슛을 날려 한국의 골문을 뚫었다.
전반 45분에는 상대 자책골의 행운이 반짝 따랐지만 바로 직후 후방에서 넘어온 볼을 처리하지 못하며 또 다시 스트라위크의 골을 허용했다.
어려운 경기를 치르던 한국은 후반 25분에는 이영준(김천상무)이 저스틴 허브너를 걷어차며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황 감독 역시 후반 추가시간 항의하다 나란히 퇴장조치를 당했다.
후반 39분에 정상빈(미네소타)이 어렵게 동점 골을 만들었지만 결국 승부차기에서 승패가 갈리고 말았다.
‘태업 논란’으로 경질당한 위르겐 콜린스만 전 성인 대표팀 감독의 공석을 임시로 이끌고 돌아온 황 감독의 커리어에도 흠집이 생겼다. 황 감독은 당시 불화설에 휩싸였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손흥민(토트넘)의 갈등을 무탈하게 봉합하고 무난한 성적을 거두며 호평받았지만 정작 ‘본업’인 U-23 대표팀의 올림픽 본선 진출에는 실패하며 좌절하고 말았다.
이렇게 축구까지 탈락하며 돌아올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구기 종목은 사실상 전멸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도 지난 해 열린 아시아 2차 예선전에서 최악의 조 편성(태국, 중국, 북한)을 받아 탈락하고 말았다.
유일하게 여자 핸드볼만이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개최되는 단체 구기 종목으로는 배구, 농구, 축구, 핸드볼, 럭비, 수구, 하키로 총 7개 종목이 있다. 그러나 한국은 여자 핸드볼을 빼고는 모두 탈락했다. 농구와 배구는 남녀 모두 예선에서 나가떨어졌다.
대한체육회는 당초 파리 올림픽 출전 선수 최대치로 170~180명 가량을 예상했고, 남자 축구가 탈락하며 이 불안한 예상이 실현되고 말았다.
이는 지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50명 파견) 이후 48년만의 최소 수치다.
한국은 1984 LA 올림픽 이후 40여년간 한번도 200여명 이하의 올림픽 선수단을 파견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파리에서 벽이 허물어졌다. 직전 2020 도쿄 올림픽에는 354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희박하게나마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은 양궁, 수영, 배드민턴, 사격 정도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최근 추세에 따르면 금메달 5개로 종합 순위 15위권 정도를 예상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20위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사진= KF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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