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팀 킬 논란’에 끊임없는 반칙 구설수에 올랐던 쇼트트랙 황대헌(강원도청)이 박지원(서울시청)과 극적인 화해를 선보였지만 돌아선 여론은 좀처럼 반전되지 않고 있다.
황대헌의 소속사와 박지원의 소속사는 지난 23일, 나란히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전날 박지원과 황대헌이 만나 그동안 하지 못했던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고, 지난 상황들에 대해 황대헌이 박지원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며 “두 사람은 쇼트트랙 팬과 국민 성원에 보답하고 후배들에 귀감이 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두 선수는 각자 위치에서 서로 최선을 다하고 응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대헌은 앞서 지난 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소위 ‘팀킬’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1,500m 결승에서 인코스로 추월하던 중 선두로 달리던 대표팀 동료 박지원과 충돌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박지원이 튕겨나가며 최하위까지 떨어졌고 황대헌은 1위를 차지했지만 추월 페널티를 받으며 메달을 놓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또 다음 날 나선 1,000m 결승에서 박지원이 선두의 황대헌을 추월하려 하자, 황대헌이 선두 탈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박지원을 미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이로 인해 박지원이 또 다시 넘어지며 펜스와 강하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박지원은 지난 해 10월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에서도 황대헌이 뒤로 미는 바람에 메달을 놓쳤다.
24-25시즌 국가대표 자동선발전이 걸렸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국 박지원은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국가대표 선발전으로 향했다.
지난 달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입국할 당시 두 사람은 취재진들에게서 해당 의혹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했다. 당시 황대헌은 충돌 상황에 대해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라며 “시합을 하다보면 충분히 많은 변수가 나온다. 절대로 고의로 반칙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황대헌과 따로 인터뷰를 진행했던 박지원은 이날 목 깁스를 하고 나타났다. 황대헌의 사과 여부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짧게 말을 아끼기도 했다.
그러나 뒤이어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황대헌은 박지원과 또 한번 부딪힌데 이어 박노원(화성시청), 박장혁(스포츠토토), 김태성(화성시청)까지 연달아 충돌 이슈를 자아냈다.
결국 황대헌은 남자 1,000m 준준결승에서 조4위에 오르며 국가대표 개인전에서 최종 탈락하고 말았다.
여론 악화가 점차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세계선수권 팀 킬 논란’ 보도 후 한 달이 지나서야 황대헌이 박지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를 청하고 화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만 황대헌의 소속사 측은 “세계선수권 1,500m 경기 후 황대헌이 박지원을 찾아가 사과했지만, 다음 날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어 두 선수가 대화하기 힘든 상황에 놓였다”며 “귀국 후에는 박지원이 소속팀의 일본 전지훈련에 합류해 사과 기회를 놓쳤다”는 해명을 전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련의 마무리 후에도 여론은 아직 차갑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유튜브 채널을 통해 누리꾼들은 “발등에 불 떨어지니 사과하는 것 같다”, “일이 터졌을때 곧장 사과해야지, 한 달이나 지나서 부랴부랴 사과하는 것은 진심이 보이지 않는다”, “사과도 때가 있다” 등의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박지원은 지난 12일 마친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전체 1위로 태극마크를 달며 24-25시즌 국제대회에 나서게 됐다.
사진= MHN스포츠 DB, 연합뉴스, 라이언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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