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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도연이 세계적인 연극 연출가 사이먼 스톤의 ‘벚꽃동산’으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이다.
23일 서울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벚꽃동산’ 제작발표회에서 전도연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정제된 모습을 보여주지만 연극에서는 온전한 저의 모습을 보여줘야 해서 두려움이 컸다”면서도 “사이먼 스톤이라는 연출가가 굉장히 매력 있었고, 이 사람의 작품을 보면서 매료됐다”고 말했다. 벚꽃동산은 역사적인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유작 ‘벚꽃동산’을 한국적인 이야기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다. 사이먼 스톤은 영국 내셔널 씨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세계 최고의 무대에 작품을 올리고 있는 주목받는 연출가다.
연극은 십여 년 전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난 송도영(전도연)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송도영은 원작 주인공 ‘류바’를 재해석한 역할로, 그녀가 마주한 서울은 기억과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었고, 함께 가족과 지낸 집도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1905년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벚꽃동산’을 한국 정서에 어울리게 녹여낼 수 있을까. 연출가 사이먼 스톤은 “한국배우들은 희극과 비극을 넘나들며 연기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며 “체홉의 작품이 갖고 있는 희비극성을 한국 배우들의 놀라운 재능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벚꽃동산은 항상 역동적으로 변하는 한국 사회를 담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공연은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30회 동안 원캐스트로 진행한다. 주로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던 배우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는 일정이다. 전도연은 “혼자서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뒤늦게 했지만 사이먼 스톤 연출은 ‘처음부터 끝까지 매일 다른 공연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보는 분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을 계속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의 무대 디자인은 건축 디자이너 사울 킴이 맡았다. 사이먼 스톤은 평소 변칙적인 사울 킴의 디자인 이미지에 매료돼 그를 직접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울킴은 “이번 무대는 건축과 지면이 만나는 경계선을 없애고 모호한 흐름으로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작을 맡은 이현정 LG아트센터 센터장은 “사이먼 스톤 덕분에 알게 된 사울킴을 비롯한 창작진들과 10명의 배우들의 조화가 아름답고 훌륭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현장에서 꼭 보고 많은 격려를 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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