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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 때는 정치 공부 많이 했어요. 한두 가지 공약이나 분위기만 보고 뽑으면 안되니까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이른바 ‘서울 한강벨트’로 묶이는 서울 양천갑·영등포을 투표소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른 아침부터 이어졌다.
이날 5시 50분께 투표가 시작되기 전임에도 양천구갑 투표소 목1동주민센터를 찾은 유권자들은 투표소 입구에서 인근 보도까지 이어지는 긴 줄을 이루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이모씨(28)는 “전에는 정당이나 단순 공약 몇 개만 보고 대충 투표를 했다”며 “점점 나이를 먹으니 정치가 내 삶에 주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의 한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고 소개하며, 선거 당일 전까지도 ‘총선 열공’에 한창이었다고 전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신모씨(74·여)도 “투표가 가져올 수 있는 변화 가능성을 여전히 믿는다”며 “요즘 다들 어렵게 사는 것 같은데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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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갑 선거구 중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양천구 목5동 제3투표소에서도 유권자들의 투표 행렬이 잇따랐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정모씨(67)는 이번 선거를 두고 “서로 다름이 있을 뿐일 텐데 상대 비방으로만 가득했다”며 “다음 선거 때는 후보 간 생산적인 경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씨 옆에 있던 윤모씨(86)도 “이제는 우리 같은 옛날 사람들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이 잘 이끌어야 한다”며 “앞으로는 좀 신사답게 선거를 바꿔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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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7께 서울 영등포을 여의동 제7투표소가 차려진 윤중중학교 도서실 건물에서도 유권자들의 투표 열기가 뜨거웠다.
트레이닝복 차림의 20대 청년부터 백발의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유권자들은 이번 투표를 통해 정치권이 바뀌어 더 나은 세상이 되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내비췄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모씨(39)는 백발의 아버지와 함께 다섯 살 자녀의 손을 잡고 투표장으로 들어왔다. 그는 “우리 아이가 내 나이가 됐을 때는 나은 세상이 돼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직 교사 이모씨(74)도 “후대를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투표했다”며 “특권을 누리던 기성 정치인들로 가득한 판을 휩쓸 정치적인 새바람이 불길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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