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에게는 8살 딸이 있다. 아주 어릴 때부터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독립적인, 신중한 성격의 아이다. 신중한 성격 탓인지 매사에 느리다. 행동이 느린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환경에 적응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며, 그래서인지 익숙한 것을 더욱 선호하는 편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필자의 아이처럼 ‘신중하고 독립적인, 변화에 반응이 느린 아이를 위한 공간 설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필자의 딸은 올해로 2학년, 8살이 되었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되었을 때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난다는 설렘보다, 1학년 때 반 친구 중 몇몇 2학년 반에 함께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먼저 느끼는 아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 힘들어하진 않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새 친구를 사귈 때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한 번 적응이 되고 나서는 오히려 애정을 듬뿍 담는 편이다.
이처럼 신중하고, 독립적이며, 새로운 자극보다는 익숙함이 좋고, 그래서 다소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아이를 위해서는 어떤 방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 먼저 가장 중요한 ‘책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8살 딸은 6살 동생과 함께 잠을 자고, 놀이와 학습 또한 한 공간에서 한다.하지만 동생과 함께 학습하는 시간이 그리 달갑진 않은지, 문제 풀이를 할 때면 동생이 없는 곳으로 가곤 한다. ‘아, 우리 딸에게 책상이, ’본인만의 공간‘이 필요한 나이가 되었구나’를 직감했다.
느긋하고 독립적인 성향의 아이에게 ‘자극’의 요소는 달갑지 않다. 변화와 자극보다는 익숙함이 더 좋은 아이니까 말이다. 경쟁도 하나의 자극이기 때문에 형제, 자매가 있는 경우 함께 학습하는 것보다는 아이의 독립적인 성향을 반영하여 학습 공간은 개인적이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상호작용이 중요한 감수성이 풍부한 감성형 아이에게 거실 서재화가 학습에 최적화된 환경이라면, 신중하고 독립적인 아이를 위해서는 아이만의 학습 공간을 거실이 아닌 방에 별도로 마련해주는 것을 권장한다.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인 거실만큼 자극적인 요소가 많은 곳도 없으니 말이다.
책상은 벽면에 붙여서 배치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책상은 문을 등지지 않게 배치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이런 성향의 아이 중 불안도가 낮은 아이라면 벽을 등지는 책상 배치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책상이 방 안 어디에 있는지 보다, 앉았을 때 시각적 자극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책상장 세트를 둔다면 h형 배치를 하거나 h형 책상을 선택하여 책상에 앉았을 때 시각적인 자극을 최대한 줄여 안정감을 주고 집중과 몰입도를 높여보길 추천한다.
또한, 기민성을 높이고 능동적인 동기부여를 위한 공간 설정이 필요하다. 아이가 일상의 루틴을 형성하게 도와주는 요소가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시간표나 할 일 목록을 적을 수 있는 보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만의 독립적인 책상과 학습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가령 형제, 자매와 하나의 방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아이에게 형제, 자매는 경쟁의 존재가 될 수 있는 만큼 한 방에 학습공간을 마련해주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책상의 방향 나란히 두지 않고 달리 배치하여 독립적인 공간을 만들어 주기를 추천한다.
신은경 도다미네플레이스 대표 dodamine_place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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