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로 ‘나도, 나 역시’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디토(Ditto)’. 디토 소비는 인플루언서나 유튜버 등 유명인이 산 제품을 따라 구매하는 소비 유행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디토 소비는 단순 모방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이나 가치관에 부합하는 대상을 찾아내고 그 대상을 추종해 소비하는 현상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케팅계에서 빈번하게 쓰는 디토 소비
영어 회화에서 자주 쓰는 ‘디토’라는 단어가 마케팅계에서 빈번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디토 소비’라는 용어 덕분인데 앞서 말한 디토의 뜻처럼 ‘나도 마찬가지로 소비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복잡한 의사 결정은 생략하고 평소 좋아하거나 마음에 드는 인물, 콘텐츠, 인플루언서의 소비를 그대로 따라 하며, 판매 경로의 추천 또한 그대로 받아들여 구매로 이어지는 소비 행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디토 소비
디토 소비는 우리 주위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요, TV 예능에 소개된 음식을 일부러 찾아가 먹거나, 무신사와 같은 커머스의 추천을 받아들이는 것도 디토 소비에 해당됩니다. 일례로 최근 화재로 불타버린 차에서 홀로 손상되지 않은 채 얼음까지 그대로 남아 있던 스탠리 텀블러가 발견되었다는 영상이 뜨며 너나없이 스탠리 텀블러를 구매하고 인증하는 숏폼이 유행하기도 했으며,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 중인 냉동김밥 열풍도 대표적인 디토 소비의 결과물로 꼽히고 있습니다.
요즘 대세로 바뀌어
디토 소비는 요즘 대세가 되었습니다. 시간을 쪼개 써야 하는 분초 사회가 된 요즘 디토 소비는 오히려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구매 방식 중 하나가 된 것입니다. 추종 소비에 따른 부작용도 있지만 맹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여 판단하기 때문에 굳이 이를 말릴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도 한몫
디토 소비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범람하고 있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선택지는 무한대로 넓어지며 오히려 소비자들이 선택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신중하게 선택한 구매가 실패로 이어지는 두려움도 한몫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은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정보와 트렌드를 접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정보들로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확립하면서 디토 소비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전형적인 생각 없는 소비라 판단도
디토 소비는 본인이 지향하는 가치에 방점을 두고 가격과 만족도를 따지는 ‘가치 소비’와 정반대되는 말입니다. 비합리적인 소비로 이루어질 수 있고 맹목적 추종에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본인에게 이 제품이 필요한지 구별도 못 하고 ‘네가 사니 내가 산다’는 식의 구매는 전형적인 생각 없는 소비 중의 하나로 주체적이지 못한 행태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디토 소비를 이끌고 있는 잘파 세대
디토 소비를 이끌고 있는 건 주로 잘파 세대(Z세대+알파 세대)입니다. ‘잘파 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대 초반 이후에 태어난 알파 세대를 합친 것으로 199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세대를 통칭합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환경에서 성장한 이들은 주로 SNS의 영향을 받는데, 소비할 때도 역시 SNS를 가장 우선적으로 참고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소외되지 않으려는 욕구도 있어
디토 소비의 배경에는 남들과 같은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소외되지 않으려는 욕구도 깔려 있습니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청소년의 명품 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디토 소비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데,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이러한 소비 현상은 어쩌면 소비자들에게 불가피한 현상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디토 소비 3가지 유형
디토 소비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가 바로 ‘인물 디토 소비’입니다. 인플루언서나 연예인 등 특정 인물을 추종하며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이나 브랜드를 구매하는 소비 형태입니다. 두 번째는 ‘콘텐츠 디토 소비’로 드라마나 영화, 유튜브 콘텐츠에 등장한 특정 소품을 구매하거나 예능 프로그램에 소개된 음식을 먹는 행위를 말합니다. 마지막은 ‘커머스 디토 소비’로 특정 커머스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추천 제품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커머스에서 제안하는 상품을 위주로 구매하는 행위를 뜻합니다.
시성비 따지는 요즘 세대
트렌드에 민감한 잘파 세대에게는 가격 대비 품질보다는 ‘시간 대비 성능(시성비)’이 더 중요한 것으로 손꼽힙니다. 시성비를 따지는 것이 디토 소비의 핵심인데 자신이 좋아하는 인물과 콘텐츠를 그대로 따라 하면서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자신의 취향을 찾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인식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더욱더 유행할 가능성 커
사람들은 누구나 최고의 선택을 하고 싶어 합니다. 너무 성급하게 결정했다가 후회하기도 하고 어떤 결정을 할지 망설이다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기도 합니다. 또 소비자들은 자신의 결정에 대해 후회해본 경험이 반드시 한두 번은 있으며 지금처럼 정보의 양이 많을수록 선택은 더더욱 어려워지기 마련입니다. 앞으로 정보 과잉의 시대인 만큼 디토 소비는 더욱 심화될 것이며, 최적의 선택을 추구하는 소비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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