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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 이어 신세계까지…주총서 ‘재선임’되도 안심할 수 없는 건설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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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경 /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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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 이어 신세계까지…주총서 ‘재선임’되도 안심할 수 없는 건설 CEO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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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DL이앤씨부터 신세계건설까지, 불과 4일 사이 2명의 CEO가 교체 수순을 밟았다. 지난달 29일에는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의, 오늘(2일)은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이사의 사퇴 및 경질 소식이 전해졌다.

두 사람은 모두 최근 임원인사 및 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더욱 충격을 안긴다. 건설업계의 불황이 길어지고 영업이익 악화가 가시화되면서, 올해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 CEO들 역시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 작년 건설공사 계약액 전년대비 18.9% 급감, 향후 영향 더욱 심각할 듯

지난 2월부터 증권가에서는 작년 시공능력평가 20위권 안의 중견 건설사를 포함한 수많은 건설사들이 4월 이후 법정관리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풍문이 돌았다. 해당 건설사들은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했지만, 이미 태영건설이 비슷한 사례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상황이라 업계 안팎으로 우려가 번지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건설공사 계약액이 지난 2022년에 비해 1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공사 계약액의 역성장은 6년여 만의 일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공사 계약액은 총 240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8.9% 줄었다. 작년 4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을 2020∼2022년 3년간 4분기 평균치(76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6.4% 줄었다.

심지어 지난해 건축착공면적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경기 선행지표인 건축착공면적이 줄면서 향후 건설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산연은 “건축착공면적 증감률은 대략 2년의 시차를 두고 건설투자에 반영되는데, 재작년부터 착공 면적이 위축돼 건설투자가 올해에는 감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주총서 재선임 안건까지 통과됐는데…CEO는 물론 직원들도 좌불안석

선장 교체를 먼저 단행한 DL이앤씨의 연결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매출은 2021년 7조6000억원에서 2023년 7조9900억원 규모로 늘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9572억원에서 330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마창민 대표와 함께 다른 DL이앤씨 임원 10여명도 교체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체 임원 50여명 중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로, 이들 중 대부분은 주택과 토목 부문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대적인 조직 및 인적 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태다. 재선임이 결정됐던 CEO의 교체 소식에 내부 임직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기 CEO 후보군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마케팅 전문가’였던 마창민 사장과는 달리 주택 및 건설업 전문성을 지닌 인사가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퍼지고 있다. DL이앤씨는 이르면 이번 주 내 새로운 대표이사 후보군을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대표는 빠르면 다음 달 진행되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 안건이 논의될 방침이다.

신세계건설 역시 32년 건설업 경력의 ‘신세계맨’ 정두영 사장을 전격 경질하고,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전격 발탁했다. 이들 역시 이들은 지난해 18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해 영업손실이었던 120억원 보다도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손실의 원인은 2022년 공사원가 부담 확대 및 일부 사업장 대손 반영, 대구 지역 사업장의 저조한 분양실적 등이 꼽힌다.

연임이 결정된 줄 알았던 CEO들조차 이처럼 교체되는 것을 두고 기존에 이미 연임이 결정된 CEO들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익명을 희망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간 힘들지 않은 해는 한 번도 없었지만 올해는 정말 최악이라는 위기감이 느껴진다”며, “인력이탈이나 예산 삭감 등의 부정적 이슈들도 계속 쏟아지고 있고, 임원만이 아니라 직원들도 잘못될 수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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