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체부)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원장 정길화, 이하 진흥원)과 함께 해외 주요 국가의 한류 콘텐츠 이용 현황과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2024년 해외 한류 실태조사(2023년 기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존 800~1,200명으로 구성된 표본 수를 700~1,600명으로 더욱 세분화했다.
조사대상 국가는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카자흐스탄, 호주,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러시아, 튀르키예,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남아공 등이다.
이번 조사에서 경험한 한국 문화콘텐츠가 전반적으로 마음에 드는지 여부를 물어본 결과, ‘마음에 듦(호감)’으로 응답한 비율은 68.8%였다. 호감 비율이 높은 국가는 인도네시아(86.3%), 인도(84.5%), 태국·아랍에미리트(83.0%), 베트남(82.9%) 등의 순으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호감도가 높았다.
1년 전과 비교해 자신의 한국 문화콘텐츠 관심이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서는 89.4%가 증가(45.9%) 혹은 비슷(43.5%)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증가 비율이 높은 국가는 이집트(67.6%), 인도(67.1%), 사우디아라비아(65.1%) 순으로 중동 국가에서 지난 1년간 한국 문화콘텐츠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조사한 결과, 케이팝(17.2%)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케이팝은 2017년부터 7년 연속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조사됐다. 그 뒤로는 한국 음식(13.2%), 드라마(7.0%), 정보기술(IT) 제품/브랜드(6.3%), 미용(뷰티) 제품(5.2%) 순이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0대와 20대는 케이팝에 대한 응답률이 각각 23.1%, 20.8%로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고, 40대와 50대는 한국 음식에 대한 응답률이 각각 13.6%, 17.4%로 다른 연령층보다 높아 연령에 따라 한국 연상 이미지가 다르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문화콘텐츠 접촉 후 한국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물은 결과, ‘긍정적으로 변화’ 비율이 66.1%, ‘변화 없음’이 30.1%, ‘부정적으로 변화’가 3.8%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아랍에미리트(85.9%), 인도(85.3%), 베트남(84.7%) 등이 긍정적 변화가 크고, 일본(38.8%), 이탈리아(48.7%) 등이 낮게 나타났다.
한류 경험자의 1인당 월평균 한국문화콘텐츠 소비량은 11.6시간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인도(18.6시간), 태국(18.4시간), 인도네시아(17.0시간), 베트남(16.4시간) 등의 순으로 평균 소비량이 많았다. 반면 일본(4.4시간), 캐나다(5.8시간), 호주(6.2시간), 이탈리아(6.3시간) 등은 월평균 10시간 미만으로 나타나 한국 문화콘텐츠 소비량이 높은 국가가 한국 문화콘텐츠 접촉 후 한국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비율도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는지에 대해 32.6%가 동의한다고 밝혔으며, 주요 사유로 ‘지나치게 자극적/선정적(24.9%)’, ‘획일적이고 식상함(22.0%)’, ‘지나치게 상업적(21.1%)’ 등이라고 응답했다.
한국 드라마 경험자들은 여전히 <오징어게임>을 가장 선호하는 드라마로 꼽았다. 응답 비율은 2021년 21.2%, 2022년 11.3%, 2023년 9.0%로 감소했으나 여전히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더글로리(3.4%)>와 <킹더랜드(2.6%)>로 조사됐다. <오징어게임>이 유럽(23.7%), 미주(8.3%)를 중심으로 인기를 보였다면, <더글로리>는 아시아·태평양(5.4%)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국 영화는 5년 연속 <기생충(7.9%)>과 <부산행(6.0%)>이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기생충>은 유럽(10.7%)과 미주(12.6%)에서, <부산행>은 아시아·태평양(8.2%)에서 계속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이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유통된 기존 작품들의 전 세계적 선호가 지속된 가운데, 이를 능가한 화제작이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는 한국산 제품/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살펴봤는데 한류 경험자의 절반 이상(50.7%)이 ‘향후 한국산 제품/서비스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이집트(75.6%), 사우디아라비아(73.0%), 아랍에미리트(72.9%), 베트남(72.1%), 인도(70.7%) 순으로 중동 국가와 아시아 국가의 관심이 높았다. 이와 달리 ‘구매의향 없음’ 비율의 경우 일본(41.7%), 이탈리아(20.4%), 스페인(20.8%) 순으로 높았다.
제품/서비스별로는 식품(64.7%)이 가장 높았으며, 한국 방문(61.8%), 음식점에서 식사(61.4%), 화장품(54.0%), 의류 구매(52.8%) 등도 높은 소비 의향을 보였다. 나아가 한류가 한국 제품/서비스 이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57.9%가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점으로 보아 케이-콘텐츠 소비가 식품, 화장품, 의류 등 연관 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도네시아(81.4%), 베트남(78.6%), 사우디아라비아(74.5%)에서 높게 나타났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케이-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확산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콘텐츠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해외비즈니스센터를 25개소까지 확대하고, 일본에는 콘텐츠 기업들이 입주할 수 있는 기업지원센터도 신설한다.
이와 함께 중동 내 케이-콘텐츠 관심이 최근 상승하고, 한국 제품/서비스 구매 의향이 높은 만큼 한국문화를 상시 홍보할 수 있는 상설 홍보관 ‘코리아(KOREA)360’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개설할 예정이다. 또한 케이-콘텐츠 소비가 연관 산업 소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올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류 문화콘텐츠와 연관산업을 함께 선보이는 ‘케이-박람회’를 개최한다. 이 외에도 쌍방향 문화교류뿐만 아니라 콘텐츠 국제개발협력(ODA)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우호적 인식을 확산할 계획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한류의 인기가 높으면서 연관 산업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 케이-콘텐츠를 집중적으로 홍보한다면 콘텐츠 수출과 함께 연관 산업의 수출까지 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 콘텐츠 소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서도 비즈니스 센터 개소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케이-콘텐츠가 더욱 확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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