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삼산, 권수연 기자) 오로지 하나의 목표를 위해 6개월 간 대장정을 달려온 현대건설이 마침내 큰 별을 따는데 성공했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V3’ 챔피언 현대건설은 근래 가장 달콤한 올 시즌을 마무리한다.
1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2(22-25, 25-17, 23-25, 25-23, 15-8)로 제압하며 마침내 염원하던 챔피언 자리에 올라 시즌의 문을 닫는 주역이 됐다.
앞서 10-11시즌 이후 13년만에 온전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현대건설은 1,2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크게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리고 이 날 1, 2, 3차전을 모두 풀세트 혈전 끝에 따내며 8년만에 마침내 별 하나를 더 달게 됐다. 통합우승 역시 10-11시즌 이후 13년 만이다.
이 날 모마가 38득점을 몰아치고 양효진 18득점, 이다현 13득점을 올리며 팀의 우승을 합작했다.
현대건설의 통합우승을 향한 길은 쉽지 않았다. 부진을 떨치고 일어나 정규리그 선두를 달리던 19-20시즌, 21-22시즌은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시즌이 중도에 멈췄다. 당시 현대건설은 5라운드 종료 기준으로 정규리그 1위 자격을 부여받았지만 이는 사실상 반쪽짜리 1위였다.
22-23시즌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났다. 그러나 불운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터졌다. 연승을 이끌던 용병 야스민이 허리 부상으로 인해 중도이탈하며 팀이 전체적으로 크게 흔들렸다. 이보네 몬타뇨를 시즌 중 늦게 영입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한국도로공사에게 플레이오프 두 경기를 연달아 허탈하게 패하며 시즌을 마쳤다.
선두 언저리에 갔지만 번번이 경쟁에서 밀렸던 현대건설은 23-24시즌 부상이슈가 없던 모마를 영입하고 시즌 첫 아시아쿼터제를 통해 리시브가 준수한 위파위 시통을 데려와 전력을 크게 강화했다. 위파위의 안정적인 수비와 모마의 강력한 화력, 양효진이 지키는 중원으로 전력 균형이 잡힌 현대건설은 올 시즌도 선두로 질주했다,
김연경의 화력을 내세운 흥국생명과 시즌 끝까지 선두 대결을 펼쳤고, 마지막에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이 흥국생명을 잡는 대이변을 일으키며 현대건설이 미소지었다.
챔프전에 13년만에 직행하며 체력을 크게 아낀 현대건설은 안정적인 공수 전력을 바탕으로 창단 세 번째 챔피언트로피를 들어올리게 됐다.
이하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승장) 일문일답
– 우승한 소감이?
오늘도 5세트를 가네요(웃음) 우리도 체력적인 부담이 온 것 같은데 잘 이겨내서 선수들에게 고맙다. 중간중간 정규시즌 생각하면 1점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다시 생각난다. 그 점수를 잘 지켜내서 이런 좋은 결과가 있었다. 플옵때도 말했지만 부상자가 있어서 걱정했는데 챔프전 직행하며 쉴 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
– 21-22시즌 코로나19 때문에 (포스트시즌을) 못했는데?
그때도 부임하고 좋은 성적을 냈는데 운이 안 따라줬다. 지난 시즌도 그렇고 외인 선수들이 퍼포먼스가 좋았는데 부상 등으로 운이 안 따라줬다. 삼세번만에 성공해서 의미가 더 크다.
– 우승권이 아니었다는 말도 있었고, 코로나19일때 강했는데 포스트시즌이 안 열렸다.
우리가 미디어데이 당시 외인 선수나 레프트 쪽에서 출혈이 있어서 어려웠다. 그게 타 팀과 연습게임을 할때도 나타났다. 그런 점에서 다른 팀들이 현대건설은 (우승이) 좀 어렵지 않냐는 얘기가 나왔고, 실제로 1라운드때도 힘들었다. 그걸 잘 넘어가며 끈끈해졌다. 또 매번 외인에서 어려움 있었는데 모마가 튼튼하게 자리를 잘 지켜주고 역할을 잘 해줬다.
– 2019년에 KB손해보험 감독에서 내려오고 여자배구팀을 맡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 당시 힘들었을텐데 그때 이런 순간이 올거라 생각했나?
제가 가고 싶다고 어딜 가는건 아니고, 그때 저도 올림픽 대표팀 수석코치 임무때문에 라바리니 감독을 보좌했다. 여자배구를 접하면서 좋은 기회였다. 국내 지도자도 좋지만 외인 지도자와 색다른 호흡을 하면서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 선수들이 이미 어느정도 구성돼있지만, 운이 안 따라서 최하위에 가면서 제가 부임했다. 그 구성원들을 한데 모은게 큰 힘이 됐다.
– 선수들과 의사소통이 원활하게(격의없이)하는것도 화제가 됐는데? 오늘의 결과에 있어서 얼마나 도움이 됐나?
이젠 화를 많이 내고 싶은데 이미지땜에 (웃음) 사실 소통이 가면 갈수록 어렵다. 이 부분을 좀 더 배워야 할 것 같다. 나이 있는 선수들도 있지만, 집에 또 (어린 선수와) 비슷한 딸도 있다. 때문에 딸이 알려주는 부분도 있다. (가령) ‘이런 상황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 올 시즌 아시아쿼터제를 도입했는데 위파위 한 시즌 평가?
그 자리가 굉장히 중요한 자리다. 아웃사이드 히터 하나가(황민경) 빠져나갔고, 정지윤이도 고예림도 부상땜에 초반 힘들어했는데 위파위가 오면서 안정감이 생겼다. 아시아게임땜에 한 3일 훈련하고 같이 해서 1라운드때 좀 헤맸는데 역시 잘 하는 선수기에 빨리 녹아들은 거 같다. 그 역할이 굉장히 중요했다. 신의 한 수라고 저는 생각한다.
– 사실 모마가 GS칼텍스서 2년 뛰었고 파워풀한데 단신인 점도 있었다.
모마 역시 제가 2년간 봐왔기에 선택했다. 큰 부상이 없었다. GS칼텍스에서 그만큼 성공률이나 전체적인 득점력을 봤을때, 우리가 미들 높이가 있기에 그런쪽에서는 어느정도 맞겠다 싶었다.
– 4, 5세트에 양효진 자리를 바꾼 것 같은데?
챔프전 치르면서 이다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바꿔봤다. 블로킹 타이밍이랑 사이드가 안 좋아서 원위치로 갔다. 본인들 원래 했던 위치에서 득점 내는 부분이 도움이 된 것 같다.
– 주전은 아니지만 한미르, 고민지가 알토란 역할을 해줬는데?
고민지, 그 자리가 중요하다. 커버를 해줄 수 있는 선수가 누구일까 생각했는데 고민지가 파이팅도 좋고 기본기가 좋은 선수다. 한미르도 3년째 그 역할을 했다. 세터 하면서 리베로로 전향하고 기본기부터 배우고 있는데 서브도 좋다. 이단연결도 세터 출신이라 좋다. 두 선수가 하는 역할이 서브로 상대를 얼마나 괴롭힐수 있느냐다. 매번 연습했지만 챔프전에 잘 나온게 정말 큰 힘이 됐다.
– 감독으로 개인적인 소회는?
저도 선수때 두 번 우승을 경험했고, 코치때도 두 번 우승했다. 또 감독까지 맡아서 우승을 했는데 정말 어렵긴 어렵다. 선수들 잘 만나서 이런 좋은 영광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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