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등 이커머스 3사를 줄인수한 큐텐이 최근 AK몰을 인수했다. 직전에 인수한 미국의 쇼핑 플랫폼 ‘위시(Wish)’까지 또 한 번 확장된 ‘큐텐 유니버스’를 완성했다. 이렇게 몸집을 키운 ‘큐텐 유니버스’는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토대로 해외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대응하기 여념 없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과 차별화된 행보다.
큐텐은 최근 AK플라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자회사인 인터파크커머스를 통해 인터넷 쇼핑몰 AK몰(AK MALL)의 사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인터파크커머스의 모회사인 큐텐과 국내 제조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와 양사의 온라인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인터파크커머스는 AK몰 입점 브랜드와 셀러들의 국내 판매와 해외 진출을 지원한다. AK플라자도 큐텐 그룹의 전략적 방향성에 공감하고 온·오프라인 입점 업체의 글로벌 진출 지원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역직구(수출)와 큐텐이 인수한 ‘위시(Wish)’를 활용해 미국과 유럽까지 진출을 추진하고, 글로벌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물류 지원에도 나선다.
이처럼 국내 이커머스를 잇달아 인수한 구영배 큐텐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나스닥 상장이다. 몸집을 불려야 나스닥 상장 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쇼핑을 인수해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외형 확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큐텐은 글로벌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키기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심사를 받고 있다.
큐텐은 올해 미국 온라인 쇼핑몰 ‘위시’와 AK몰을 인수했다. 큐텐CI/사진제공=큐텐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큐텐의 당초 목표는 국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보다 나스닥 상장을 위한 물밑작업이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1세대 이커머스를 수집한다고 해서 업계 시장 판도를 흔들만한 영향력은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수된 ‘티·메·파크’가 국내시장에서의 큰 파급력은 없었다. 하지만 큐텐의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활용해 해외직구 등에서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뿐만 아니라 자체 거래액도 증가 추세다.
티몬의 지난해 거래액은 직전년보다 66%상승했고, 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도 합류 이전인 지난해 1분기대비 4분기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 직구는 물론 통합 물류 ‘프라임’서비스도 모두 상승했다. 큐텐의 글로벌 인프라와 연계하면서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 3개사의 ▲거래 규모 증가 ▲고객, 파트너지표 개선 ▲해외 직구 등 다채로운 부문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큐텐은 이번 AK몰 인수를 통해 백화점 상품을 들이면서 상품 경쟁력을 높이게 됐다.
김동식 인터파크커머스 대표는 “이번 AK몰과 큐텐 그룹과의 파트너십은 인터파크커머스가 글로벌 온라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국내외 제조사들에게 더 넓은 판매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AK몰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며, 인터파크커머스와 큐텐 그룹이 제공하는 강력한 플랫폼 경쟁력과 더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시장 경쟁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큐텐그룹의 의지가 드러난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국내 최초의 오픈마켓 G마켓(지마켓) 창업자이다. 그는 2009년 G마켓 매각 당시 ‘한국에서 10년간 겸업 금지’를 약속하면서 2010년 싱가포르와 일본에 큐텐을 설립했다. 이후 동남아와 중국, 인도 등에 현지 플랫폼을 구축하며 확장해온 구 대표는 지난해 티몬과 인터파크, 위메프에 이어 올해는 ‘위시’와 AK몰을 인수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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