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의 향배를 가를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가 28일 열린다. 이날 주총은 오전 9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위임장 집계로 3시간 30분가량 개최가 지연됐다.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낸 형제 측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고, 찬성 쪽인 송영숙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주총에 불참했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28일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애초 9시에 시작 예정이었던 주총은 위임장 집계가 지연되면서 3시간을 넘겨 12시 28분께 개최 됐다.
회사 관계자는 “위임장 집계 과정 중 시간이 지연되면서 총회 개최가 지연되고 있음을 사과드린다”면서 “현재 수원지방법원에서 나온 검사가 현장에서 위임장 검토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오전 5시부터 진행한 집계는 예상된 시간에 끝났으나 위임장 확인 절차에서 지연됐다는 설명이다.
한미그룹과-OCI그룹 통합 추진으로 시작된 한미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이날 승부가 날 예정이다.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측과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두 그룹의 통합을 두고 갈라져 있는 상황이다. 통합 반대 입장인 형제 측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장악을 통해 통합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9시 4분께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낸 임종윤 사장은 이날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끝난 뒤 얘기하겠다”는 짧은 입장을 남겼으며, 임종훈 사장은 별다른 입장 없이 주총장으로 향했다.
그룹 통합을 추진 중인 OCI그룹 이우현 회장은 오전 10시 10분쯤 주총장에 모습을 보였다. 이 회장은 취재진 앞에서 “통합 여부와 관련해 아직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 “통합이 잘 될지 알 수 없지만, 통합이 잘 이뤄져 설명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녀 측인 송영숙 회장은 이날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임주현 부회장은 현재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주총장에는 50여명 남짓한 주주들이 자리했다.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소액주주들은 이번 주총에서 양측 입장을 듣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40대 초반의 소액주주 김모씨는 “양측 입장을 직접 들어보려고 왔다. 그동안 서로 비방을 하다보니 어느 쪽이 맞는지 판단이 제대로 안 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생각을 정리해 놓고 참석한 소액주주도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소액주주 이모씨(53)는 “한미의 선대 회장님 뜻을 살리려면 당연히 형제 측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면서 “오래전부터 한미에 투자한 주주로서 연구개발·기술수출 등의 성과를 보인 곳이 한미약품이다. 한미의 전통성이 그대로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는 모녀 측이 추천한 이사진 6명과 형제 측이 주주제안한 5명의 이사진 등 총 11명의 이사 선임을 두고 표 대결이 예정돼 있다. 한미사이언스 정관의 이사회 구성에 따라 이날 표결로 총 6명의 이사가 선정될 수 있으며, 양측 후보자 11명을 일괄 상정하고 다득표 순으로 뽑는다. 현재까지 양측 우호 지분은 모녀 측 약 43%, 형제 측 40.57%로 우세를 점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적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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