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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야구 기본 무시한 티빙, 우리는 계속 봐야하나 [박연준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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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투수 요기 베라의 명언,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이를 저버린 티빙이다. 계속된 실수, 우리는 야구를 과연 티빙에서 봐야할까.

올해 KBO리그 유무선 플랫폼 독점중계,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티빙(모기업 CJ ENM)이 또 다시 방송 사고를 냈다. 특히 정규시즌을 앞두고 “실수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던 티빙의 자세와는 사뭇 다른 행동이었다. 또 정규시즌 개막 이틀 만에, 그것도 야구가 끝나지도 않고 동점 상황으로 흘러갔음에도 티빙은 이를 방송사고로 둔갑하고 있다.

24일 티빙은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랜더스 경기가 진행 중이던 9회 초에 돌연 중계를 중단했다. 

9회 당시 롯데는 0-6으로 뒤지던 경기를 극적인 동점으로 만들었다. 롯데 신임 감독 김태형 감독의 미라클 DNA가 보이는 순간이기도 했다. 롯데는 9회초 1사 후 이주찬이 SSG 중견수 최지훈의 포구 실책으로 진루했다. 이주찬은 특유의 주루 센스를 통해 실책을 틈타 2루까지 안착했다. 이어 나승엽은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정보근이 이로운의 4구 직구를 타격해 중전 안타를 터뜨렸다. 그 사이 2루 주자 이주찬은 3루에 안착했다. 이어 박승욱이 SSG 이로운의 초구를 노려 좌전 적시타로 연결시켰고, 이주찬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이어 윤동희 마저 볼넷 출루하며 롯데는 마지막 9회 2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고승민이 타석에 들어섰다. 고승민은 SSG 마무리 문승원을 상대로 6구 슬라이더를 타격해 우익 선상을 타고 흐르는 장타성 코스를 만들어냈다. 그사이 모든 주자가 득점에 성공, 4-6 쫓아가는 점수를 만들었다.

후속 타석엔 레이예스가 들어섰다. 레이예스는 문승원과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 148km 빠른 공을 그대로 잡아 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짜리 홈런을 그려냈다. 1~8회 침묵하던 타선이 9회 한꺼번에 터지면서 단숨에 롯데는 6-6 동점을 만들었다. 레이예스의 홈런에 3루 방면에 앉은 롯데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고, 랜더스필드가 떠내려 갈 정도의 엄청난 열기를 보였다.

환호하는 롯데 팬들.
환호하는 롯데 팬들.

야구장 내에선 엄청난 환호가 그려졌다. 그러나 티빙으로 중계를 시청하던 팬들은 그 이후 상황을 제대로 지켜보지 못했다. 프로야구, 그리고 구단들에게 가장 중요한건 당연 응원해주는 팬이다. 특히나 롯데는 KBO리그에서 알아주는 인기 구단이다. 지방 구장, 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많은 팬들이 롯데의 야구를 지켜본다. 

그러나 티빙은 이날 6-6 치열한 혈투 속에서 돌연 중계가 끊기면서 ‘종료된 경기입니다’라는 문구를 띄었다. 경기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자체적으로 중계를 끊은 것이다. 

화면은 약 1분 뒤 다시 연결됐다. 다만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은 극적인 순간을 끝까지 만끼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경기는 롯데가 추가 득점에 실패하고 SSG가 9회 말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끝내기 홈런이 나오면서 롯데가 패배하기도 했다. 

티빙의 모기업 CJENM은 지난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2024~2026 KBO 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3년간 총 1,350억 원(연평균 450억 원) 규모로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유무선 중계권 금액이며, 기존 유무선 중계권 계약 규모인 5년간 총 1,100억 원(연평균 220억 원)보다 연평균 금액이 2배 이상 증가한 초대형 계약이었다. 특히 티빙은 이번 계약을 통해 2024~2026 KBO 리그 전 경기의 국내 유무선 중계방송 권리와 함께 중계방송권을 재판매 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보유하게 됐다.

22번 타자 채은성? 22번은 채은성의 등번호다. 사진=티빙(Tving) 중계화면
22번 타자 채은성? 22번은 채은성의 등번호다. 사진=티빙(Tving) 중계화면

그러나 시범경기에서부터 잡음이 생겼다. 자막 오류는 기본이며 특정 선수, 팀에 대한 비아냥, 하이라이트 영상에서의 메인 스폰서 로고 삭제, 하이라이트 영상의 부실함과 느린 업데이트 등 총체적 문제점이 한꺼번에 불거졌다. 그 중 ’22번 타자 채은성’, ‘야구 용어 표기 실수’가 지적을 받았다. 주자가 베이스에 안착할 때 쓰는 세이프(SAFE)라는 용어를 세이브(SAVE)라고 잘못 표기했다. 또 한화 이글스 채은성을 소개하는 자막에 ’22번 타자 채은성’이라고 적었다. 선수 이름 앞에 붙는 번호는 타순(1~9번)임에도 타순이 아닌 등번호를 따서 자막을 달았다. 

이어 전준우(롯데)를 ‘전근우’로 명시하기도 했고, 두산 경기 영상 썸네일에 요나단 페라자(한화)의 얼굴을 올리기도 하는 실수를 범했다. 팬들의 불편함도 초래하고 있다. 티빙이 올린 하이라이트 영상 제목에 어떤 팀의 경기인지 명시되지 않은 채, 드라마처럼 넘버링 형태로 730화, 731화 등의 제목을 붙였다. 여기에 티빙은 시범경기를 중계하면서 KBO 공식 스폰서 등을 희미하게 처리하고 그 위에 티빙의 로고를 얹기도 했다. 역대 최대 중계권료를 작성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아마추어 같은 중계 서비스를 보인 격이다.

또 12일 K-볼 서비스 설명회를 개최해 티빙의 최주희 대표(CEO), 이현진 최고전략책임자(CSO), 전택수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참석한 가운데 “송구스럽고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은 조처했고, 나머지 부분들을 개선해 정규 시즌 개막 때 제대로 찾아뵙겠다”라며 사과를 했음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당시 최주희 대표는 “무료보다 못하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아들인다”며 “다양한 파트너와 합을 맞추는 프로세스가 미진했다. 이런 실수는 절대 없어야 한다. 검수와 프로세스를 강화해 야구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또 “주말 내내 저희 티빙 전부 밤낮으로 야구팬들의 목소리, 커뮤니티 다 들어가서 보고 기사도 모니터링했다”며 “시범경기 중계 서비스, 운영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점을 공감하고 인지했다. 이를 통해 더욱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많은 이슈에 대해 저희 팀의 실시간 대응을 통해 바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조처해서 마무리했고 아직 남아있는 이슈들도 인지하고 개선 방안을 찾아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BO 중계에 있어 다양한 야구 파트너들이 계시는 만큼 파트너들과의 합을 잘 맞춰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했다. 아직 많은 염려와 우려 사항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티빙이 더욱더 큰 책임감을 갖고 본 시즌에서는 제대로 된 중계 서비스를 가지고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같은 날 하이라이트 영상 업로드에서 특정 팀의 비하 단어인 ‘꼴데(꼴찌+롯데)’, ‘칩성(칩+삼성)’ 등 어처구니없는 단어들이 수없이 포함된 영상을 겅개했다. 이는 영상과 관련 없는 타 팀의 내용, 이를 넘어 비하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명백히 팬을 무시한 행동이다.

또 개막 이후 경기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경기를 끊어낸 것 역시 야구 팬을 무시한 행위다. 양키스 쿠수 요기 베라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해당 문장은 변수가 많고, 경기 후반 막판 뒤집기에 성공 할 수 있는 야구라는 스포츠에 딱 들어 맞는 문장이다.

티빙의 문제점이 계속 나온다. 큰 금액을 통해 야구 팬의 관심을 모았지만, 이들은 여전하다. 과연 우리는 티빙을 봐야할까. 야구의 기본, 야구 팬을 위한 자세를 갖추지 않은 티빙의 모습에 우리가 계속해서 이들의 중계 영상을 봐야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사진=티빙, 롯데 자이언츠, MHN스포츠 인천, 박연준 기자

MHN스포츠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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