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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다정했던 부녀가 최근 맞이한 참혹한 현실,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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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작 ‘닭강정’에서 부녀로 호흡을 맞춘 류승룡과 김유정. 

사실 두 사람은 지난 2015년에 한 의료제품의 광고 모델로 부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이처럼 남다른 인연의 두 사람은 최근 ‘닭강정’에서 애절한 부녀 관계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바로 사랑하는 딸이 닭강정으로 변해버린 참혹한 현실에 아버지는 딸을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을 떠난다.

작품 속 닭강정으로 변한 딸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 역의 류승룡은 인터뷰를 통해 이처럼 기막힌 스토리 속 자신은 누구보다 진지했다고 밝혔다.

[인터뷰] ‘치킨 리암 니슨’ 류승룡 “닭강정된 딸, 그 누구보다 진지했죠”

“이병헌 감독한테 닭강정으로 변한 딸을 구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준비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농담하는 줄 알았죠. 그런데 몇 개월 뒤에 정식으로 책(대본)이 왔어요. 이런 작품이 제작되고, 투자되고, 만들어진다고? 놀라웠어요.”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류승룡은 지난 3월15일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의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낀 소회를 이 같이 말했다.

“안 믿었고, 농담하는 줄 알았다”는 류승룡의 말처럼 사람이 닭강정으로 변하는 ‘닭강정’ 속 설정은 다소 당황스럽다. 그렇지만 류승룡은 몰입했다.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임할 수 없었다”는 그는 “닭도 아니고, 튀겨진 닭살 쪼가리”가 된 딸을 구하기 위해 ‘치킨 리암 니슨’이 됐다.

박지독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최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최선만(류승룡)과 민아를 짝사랑하는 고백중(안재홍)의 이야기다. 시리즈는 이전에 본 적 없는 신선한 이야기와 영화 ‘극한직업’으로 증명된 이병헌 감독과 류승룡의 코믹 호흡으로 기대를 높였다.

류승룡은 닭강정으로 변해버린 딸을 사람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기계의 사장 최선만을 연기했다.

●”딸이 닭강정됐다는 설정, 진지하게 받아들었다”

류승룡은 “설정은 독특했지만 내용을 풀어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가족에 대해 생각하는 바도 있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물론 기발한 소재 때문에 작품을 기이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의견도 존중한다”는 류승룡은 “초반에 모든기계 직원들의 연극적인 톤 때문에 리얼리티가 떨어질 수도 있지만, 닭강정으로 변한 딸을 이해시키려는 장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뒤에도 엄청난 설정들이 많다”면서 “취향을 탈 수 있지만 분명히 여기저기서 보물찾기 하듯이 찾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작품 ‘정주행’을 시도했다 ‘실패한’ 이들을 향해 “재진입을 추천한다”고 웃었다.

드라마 시청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소는 딸을 사람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는 류승룡의 불꽃 열연이다. 선만이 닭강정을 바라보며 목이 터져라 “민아야”를 외치거나, 민아가 다른 닭강정들과 섞이자 통곡하는 모습에서는 황당함을 넘어서 애틋한 부성애가 느껴진다. 선만의 모습은 딸을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영화 ‘테이큰’ 속 리암 니슨 못지않다.

“내 딸이 진짜 닭강정으로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가짜가 되더라고요. 약간의 과장은 있지만, 닭강정을 진짜 딸이라고 생각했죠.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임할 수가 없었어요. 저는 정말 진지했습니다.”

●전무후무 ‘치킨 전문배우’ 등극

‘왕갈비통닭’으로 1600만 관객을 웃긴 이병헌 감독과 재회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류승룡은 “둘이 재밌는 시도를 하는 것에 의의가 있었다”면서 “시청자들이 재밌어 하고 좋아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상대방의 말꼬리를 물어 잡는 듯 ‘티키타카’를 이어가는 이병헌 감독 작품 속 특유의 ‘말맛’에 대한 적응도 ‘극한직업’을 통해 이미 끝냈기에 어려움이 없었다.

“처음에 이병헌 감독의 대사를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생소했죠. 제가 ‘나른한 천재’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이 감독은 머리가 생각으로 꽉 차 있는 듯해요. 말이 없고, 조용해요. 그런데 제가 난관에 부딪쳤을 때 해결책을 하나씩 던져줬죠. 그게 잘 맞았어요. ‘닭강정’ 때는 말 그대로 술술 진행됐죠.”

‘극한직업’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등 여러 작품에서 유난히 ‘치킨’과 연관 있는 역할을 선보여온 류승룡은 ‘닭강정’을 통해서도 그 인연을 이어가며 전무후무한 ‘치킨 전문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한계협회를 발족해서 홍보대사가 될 것”이라고 농담을 던진 류승룡은 실제로 백과사전에서 닭을 찾아보는 등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는 “단백질을 공급받는 데 있어서 닭이 없었으면 서민들이 큰일 났을 뻔했다”면서 “새삼 닭이 인간에게 이로운 존재라는 걸 느꼈다”며 ‘예비 한계협회 홍보대사’로서 자질(?)도 뽐냈다.

●”코미디 안식년 가질 것…5년 뒤 ‘감자마을’ 도전?”

류승룡은 ‘닭강정’을 기점으로 한동안 ‘코미디 안식년’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코미디 장르의 작품이 하나 더 개봉할 예정이에요. 언제 개봉할지 모르겠지만, 당분간 코미디는 찍지 않으려고 해요. 많은 분들이 ‘류승룡 코미디 보고 싶은데 왜 안 해?’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일단 웃음기 빼고 진지한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악역이 될 수도 있고요.”

그러면서도 여전히 코미디 욕망은 내려놓지 못했다.

‘닭강정’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작품을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마침표로 찍고 싶지 않다”고 한 류승룡은 ‘닭강정’의 원작 웹툰을 쓴 박지독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감자마을’을 언급하면서 “감자와 고구마가 주인공인데, ‘닭강정’을 뛰어넘는 장르는 그것 밖에 없다. 5년 뒤에는 감자를 해도 좋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는 현재 영화 ‘비광’ ‘정가네 목장’ ‘아마존 활명수’ 등 촬영을 끝마친 작품들이 많다. 개봉 일정에 대해 류승룡은 “예측할 수 없다. 제작사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어서 개봉 시점을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맥스EN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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