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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간 162대’…음주운전 차량 압수, 부쩍 늘어난 이유는?

법률앤미디어 조회수  


/사진=게티이미
/사진=게티이미

#1. 한 유명 여성 DJ의 음주운전 교통사고 소식이 공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사고의 가해자는 20대 여성 DJ인 안 모씨였습니다. 안씨는 지난달 3일 새벽 술에 취한 채로 자신의 수입차량을 운전하다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오토바이 배달기사를 치었습니다.
 
이 사고로 배달기사는 목숨을 잃었는데요. 사고 현장에서 안씨가 보인 모습이 더한 분노를 불러일으켰습니다.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안씨는 사고 이후 별다른 구호조치 없이 자신의 반려견을 끌어안고 전화 통화만 할 뿐이었다고 합니다.
 
더욱이 안씨는 이 사고에 앞서 다른 사고를 내고 도주 중이었습니다.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오던 차량을 들이받는 사고를 낸 후 그대로 도주한 상황이었는데요. 이 사고로 상대 운전자는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습니다.
 
사고 당시 안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1%였습니다.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인데요. 안씨는 만취한 채 운전대를 잡았다가 짧은 시간 동안 2번의 교통사고를 내 무고한 피해자들을 죽거나 다치게 만들었습니다. 1차 사고 때는 이른바 뺑소니를 쳤고 2차 사고 때도 적절한 구호조치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안씨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고 음주운전 사고 당시 안씨가 몰았던 차량은 압수됐습니다.
 
#2. 지난달 부산 사상구의 한 주택가 이면도로에서는 흰색 승용차가 주차돼 있던 트럭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사고를 낸 운전자의 모습이 남들과는 좀 달랐습니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운전자를 차량 안에서 발견합니다. 사고 운전자는 술에 취한 채 차 안에서 잠이 든 상태였는데요. 사고를 낸 이후에도 술기운을 이기지 못한 채 그대로 잠이 들어버린 겁니다.
 
알고 보니 이 운전자는 상습 음주운전자였습니다. 스스로 기분이 안 좋을 때 술을 마시고 운전하는 습관이 있다고 털어놨을 정도인데요. 경찰 조사 결과 이 운전자는 이미 6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운전자는 절대 다시는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미 너무 늦은 뒤였습니다. 남성은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고 차량도 압수 당했습니다. 반복적인 음주운전으로 인해 재범 우려가 매우 높다는 판단이 내려진 겁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줄잇는 음주운전 차량 압수이유 알고 보니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차량 압수가 본격화한 건 지난해부터입니다. 검경은 지난해 6월 합동 음주운전 재범 근절 대책을 발표하는데요. 당시 대책에는 상습 음주운전 사범의 차량 압수·몰수에 대한 내용도 담겼습니다.
 
윤창호법 등 관련 법령 개정으로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했음에도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종료된 이후 음주운전이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자 검경이 강력 대응에 나선 겁니다.

경찰은 검경 합동 대책 발표와 함께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간 특별수사를 이어갔고 이 기간 음주운전자가 소유한 차량 총 162대를 압수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81배나 증가한 수치인데요. 음주운전을 하면 언제든 차량을 압수 당한다는 경각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차량 압수는 2회 이상 상습 음주운전자와 사망·도주 등 피해의 중대성이 크거나 비난 가능성이 높은 음주운전 사고를 낸 운전자에 집중됐습니다.
 
경찰의 차량 압수 내역을 보면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 상태로 운전한 경우가 대부분(127명, 78.4%)이었고 이중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의 만취 상태로 차를 몬 사람도 27먕(16.7%)에 달했습니다.
 
특히 차량을 압수당한 운전자 중 절반이 넘는 82명은 음주 경력이 3회 이상인 상습 음주운전자였습니다. 첫 음주운전 적발로 차량을 압수당한 사람은 28명이었는데요. 이들은 사망사고나 뺑소니 사고의 경우였습니다.


 
음주운전은 재범 비율이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검찰에 따르면 2022년 한해 동안 음주운전 단속건수는 총 13만283건에 달하는데요. 이중 42.44%가 앞서 1회 이상 음주운전이 적발된 적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상습 음주운전자는 차량 압수+구속수사

가 원칙
 
형법은 범죄행위에 이용된 물건을 몰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음주운전은 도로교통법이 금지한 범법행위인 만큼 음주운전에 이용된 차량 역시 형법이 정한 몰수 대상에 해당합니다.
 
검경은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상습 음주운전행위에 대해 차량 압수와 함께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중대 음주운전 사망사고(사상자 다수, 사고 후 도주, 음주운전 전력자의 재범 등) △5년 내 음주운전 2회 이상 전력자의 음주운전 중상해 사고 △5년 내 음주운전 3회 이상 전력자의 음주운전 △기타 피해 정도와 재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차량의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음주운전에 이용되는 차량을 압수하고 해당 운전자에 대해서는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어린이보호구역 내 음주운전 사망사건은 한층 무겁게 처벌하도록 구형량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운전자 바꿔치기 등 음주운전 처벌을 피하고 경찰 수사를 방해하려는 2차 범죄행위도 엄벌할 방침입니다.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지난달 대전지법 공주지원은 음주운전 누범기간 중 다시 술을 마시고 운전한 60대 운전자 A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A씨는 지난해 9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35%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습니다.
 
더욱이 A씨는 당시 무면허 상태였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이미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죠. A씨는 앞서 음주운전으로 3회 형사처벌을 받았고 이번에 다시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때도 집행유예 기간이었습니다.
 
이에 법원은 A씨의 재범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 A씨를 실형에 처하는 한편 A씨 소유의 차량도 몰수했습니다.

형법

제48조(몰수의 대상과 추징) ① 범인 외의 자의 소유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범죄 후 범인 외의 자가 사정을 알면서 취득한 다음 각 호의 물건은 전부 또는 일부를 몰수할 수 있다.

1.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2.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겼거나 취득한 물건

3. 제1호 또는 제2호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

② 제1항 각 호의 물건을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價額)을 추징한다.

③ 문서, 도화(圖畵), 전자기록(電磁記錄) 등 특수매체기록 또는 유가증권의 일부가 몰수의 대상이 된 경우에는 그 부분을 폐기한다.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①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 제45조, 제47조, 제93조제1항제1호부터 제4호까지 및 제148조의2에서 같다),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글: 법률N미디어 강창한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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