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신한금융지주의 지분을 연달아 처분하자, 신한금융지주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PEF 운용사들의 지분 매각이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 정책에 따른 최근의 상승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최근 신한금융지주의 지분 약 380만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이 거래는 지난 7일까지 며칠에 걸쳐 진행된 걸로 파악된다. 최근 신한금융지주 주가가 4만 5000원선에서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IMM PE가 이번 거래로 확보한 자금 규모는 1700억원 수준으로 보인다.
IMM PE는 두 차례에 걸쳐 신한금융지주 지분을 매입했다. 2019년 신한금융지주가 단행한 유상증자에 참여, 7500억원을 투입해 전환우선주(CPS) 1748만주를 사들였다. 매입단가는 주당 4만2900원이다. 이 CPS는 지난해 전환기일이 도래해 보통주로 전환됐다.
두 번째 거래는 첫 딜의 이듬해 이루어졌다. IMM PE는 2020년 오렌지라이프(현 신한라이프)가 보유하고 있던 신한금융지주 보통주를 1000억원어치 인수했다. 당시 매입단가는 주당 2만 6000원선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두 번째 거래 때 매입한 주식이 대상이다. 매입단가(주당 약 2만 6000원) 대비 처분단가(주당 약 4만 5000원)를 고려하면, 3년 반 만에 약 70% 오른 가격에 주식을 처분한 셈이다.
앞서 또 다른 PEF 운용사인 EQT프라이빗캐피탈(이하 EQT, 옛 베어링PEA) 또한 신한금융지주 지분을 처분했다. EQT는 지난 7일 신한금융지주 지분 929만7000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팔았다. 이를 위해 지난 6일 장 마감 후 수요예측일을 진행한 걸로 전해졌다.
이 거래에서 눈에 띄는 점은 할인율이다. EQT는 지난 6일 종가(4만 5600원) 대비 2% 할인된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금융지주사의 주가가 높아지면서, 이번 신한금융지주 블록딜에도 많은 물량이 몰린 걸로 알고 있다”며 “0% 할인율로도 블록딜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국내 금융지주사의 블록딜에서 2% 할인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신한금융지주 주가 추이로 모아진다.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PEF 운용사들의 매도가 어느 신호로 읽힐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IMM PE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블록딜로 신한금융지주 주식을 전부 판 EQT와 달리 IMM PE는 장내 매각 후에도 3%대 지분을 들고 있다.
더욱이 보유한 지분의 매입단가는 주당 4만 2900원으로 현재 주가와 큰 차이가 아니다. 기대하는 엑시트(exit) 성과를 위해서는 주가가 더욱 올라야 한다. 약 5년 보유기간까지 고려하면 드라마틱한 상승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최근 3년 기준, 현재 주가보다 강세를 기록한 시기가 없었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을 발표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게 평가되는 금융지주사·은행주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는 주가 강세로 직결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정부 정책 효과가 얼마나 더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며 “PEF 운용사들의 주식 처분은 어느 정도의 주가의 정점을 예상하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서연 기자 yoonsy0528@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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