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공짜 야구 중계’ 시대가 폐막했다. 중계권료 수입이 증가한 구단은 웃었지만, 팬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KBO(총재 허구연)는 지난 4일 CJ ENM과 2024~2026 KBO 리그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하고, 2024년부터3년 간 국내 대표 OTT 서비스인 티빙(TVING)을 통해 유무선 중계방송을 실시하게 됐다.
티빙의 모기업인 CJ ENM은 이번 계약을 통해 2024~2026 KBO 리그 전 경기의 국내 유무선 중계방송 권리와 함께중계방송권을 재판매 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보유하게 됐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기준은 사업 수행 역량, 사업 전략 및 운영 계획, 시스템 및 인프라 구축, 콘텐츠 활성화 방안, 커버리지 확보 방안, 관련 사업 수행 실적 등의 다양한 평가 항목 지표로 구성된 기술평가(50%)와 입찰 제안 가격을 평가한 가격평가(50%)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입찰 접수 마감 이후 지난 1월 5일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 이사진(각 구단 마케팅 책임자) 등이 참여한 평가회의에서 종합평가 최고점을 획득한 CJ ENM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였으며, KBO와 CJ ENM은 1월 8일부터 약 40일 간의 우선협상을 거쳐 지난 2월 16일 최종 합의에 이르러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야구를 사랑하는 팬 누구나 40초 미만 분량의 경기 쇼츠 영상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모든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KBO 리그 경기 영상은 지난 5년 간 야구 팬들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활용이 제한됐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야구 팬들이 각종 ‘밈’과 ‘움짤’을 적극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KBO와 각 구단은 이를 통해 신규 야구 팬들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팬들의 다양한 영상 활용을 통해 코어 팬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KBO와 10개 구단 또한 공식 소셜 미디어 채널을 통해서 KBO 리그 경기 장면이 포함된 다양한 콘텐츠를 보다 폭넓게 제작하여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즐길 거리를 야구팬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KBO는 CJ ENM과 중계방송권 계약 우선협상을 진행하며 KBO 리그 시청 경험 및 중계 품질의 향상과 더불어 야구팬들이 KBO 리그를 더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 협력 방안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다.
CJ ENM은 기존 유무선 중계방송 사업자를 통해 제공되었던 전 경기 하이라이트, 전체 경기 다시보기 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정주행 채널 운영, 놓친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 채팅 기능인 티빙 톡 등의 부가 기능을 정규시즌 개막일인 3월 23일부터 정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번 유무선 중계방송권 계약은 3년 간 총 1,350억 원(연 평균 450억 원) 규모로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유무선 중계권 금액이며, 기존 유무선 중계권 계약 규모인 5년 간 총 1,100억원(연 평균 220억 원)보다 연 평균 금액이 2배 이상 증가한 초대형 계약이다.
KBO는 지상파 3사와 3년 간 총 1,620억 원(연 평균 540억 원) 규모의 TV 중계방송권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사상최대규모의 유무선 중계권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KBO 리그 산업화의 큰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이로써 각 구단은 KBO가 지상파 방송 3사와 TV 중계권료 계약을 3년 연장한 연평균 540억원 중계권료와 티빙에게 받는 연평균 450억원, 총 990억원을 균등 배분 받게됐다. 이는 10개 구단으로 나누면 한 구단 당 99억이 된다.
특히 구단 입장에선 작년까지 받았던 중계권료인 76억원에서 무려 23억원이나 증가한 중계권료를 받게되면서, 구단 운영에 웃음을 지었다.
다만 무료 중계가 아니다. 티빙은 4일부터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통해 최저가인 월 5,500원으로 KBO 리그 전 경기를 1,080P 이상의 화질로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채로운 예능, 드라마, 영화 등 16만개 이상의 콘텐츠를 함께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KBO 리그 생중계 서비스의 경우에는 프리롤 광고를 운영하지 않기로 하고, 야구팬들이 보다 빠르게 경기 시청이 가능하도록 하여 시청 경험을 증대할 예정이었다. 팬들은 이를 반기지 않았다.
수년간 무료로 보던 야구 중계가 갑자기 유료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티빙은 최초로 저가형 ‘광고형 스탠다드’ 상품을 출시하는 티빙은 이용자 부담을 한 단계 더 낮추기 위해 100원 이벤트를 진행, 4일부터 4월 30일까지 티빙 이용권을 최초로 구독하는 이용자는 ‘광고형 스탠다드’ 상품을 첫 달 100원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도록 했으나, 이 역시 팬들은 반기지 않고 있다.
티빙의 ‘광고형 스탠다드’ 상품은 모바일, 태블릿, PC, TV 등 다양한 디바이스로 이용 가능하다. 화질은 기존 ‘스탠다드’ 이용권과 동일한 1,080p이며, 프로필 개수는 최대 4개까지, 동시접속은 2대까지 제공된다. 인기 채널의 콘텐츠를 발 빠르게 제공하는 퀵 VOD 기능과 콘텐츠 다운로드 기능도 ‘광고형 스탠다드’ 상품으로 즐길 수 있도록 폭을 넓혔다.
티빙은 “콘텐츠부터 광고 시장, 스포츠 영역까지 다양한 비즈니스모델 확장을 통해 K-OTT 산업이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대한민국 대표 OTT로 국내 이용자들의 사랑에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이후 팬들의 관심도다. 앞서 메이저리그 역시 공중파에서 중계하던 인기도와, OTT 사이트 중계 시절의 인기도엔 큰 차이가 있었다.
팬들의 좋지 못한 인식과 우려는 어쩌면 현재로선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그만큼 KBO와 티빙의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과연 KBO는 성공적으로 리그 유료 중계를 팬들에게 안착시킬 수 있을까.
사진=MHN스포츠 DB, KBO,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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