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인간극장] 영랑 씨의 아버지와 부르는 노래 다섯 번째 이야기

[문화뉴스 김효빈 기자] KBS1 ‘인간극장’이 ‘영랑 씨의 아버지와 부르는 노래’ 다섯 번째 이야기를 전한다. 

길에서도 집에서도, 심지어 비닐하우스에서도 울려 퍼지는 노랫가락, 경기 민요 소리꾼 전영랑(40) 씨의 노랫소리다. 그녀에게는 특별한 아버지가 있다.

어린 영랑과 아버지 수현 씨는 세상에 둘도 없는 단짝이었다. 엄마가 흥얼거리던 주현미 노래를 잘 따라 부르던 영랑, 그런 딸의 재능을 제일 먼저 알아본 것도 아버지 전수현(70) 씨다.

하지만, 아버지는 국악을 시작한 딸이 주목을 받을수록 딸의 뒤로만 숨었다는데, 대체 왜 그러셨던 걸까? 그 깊은 마음을, 딸은 결혼하고 엄마가 되어서야 헤아리게 됐단다.

그런데 아버지가 달라졌다. 작년에 한 방송에 출연해 딸과 노래를 부른 게 결정적 계기, ‘착한 딸을 잘 키웠네’ 응원을 받고, 노래교실까지 초대를 받아, 딸과 함께 무대에 서기도 한다. 

야무지고 말 잘하는 손녀딸 솔(7)은 수현 씨 부부의 새로운 기쁨, 딸 영랑의 어릴 때와 꼭 닮은 손녀의 모습을 보면 무뚝뚝한 수현 씨도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비디오 가게에서 분식까지 팔며 국악 하는 딸 뒷바라지를 한 수현 씨 부부. 유방암에 걸렸던 아내 영심(63) 씨는 농사도 짓고, 딸네며 이웃까지 불러 만두도 먹인다. 주말마다 찾아가는 대부도에서, 부부는 그들만의 해방일지를 써나가는 중이다.

열두 살 때부터 국악을 배우기 시작해 경기국악제에서 대통령상까지 받은 경기민요 이수자, 영랑 씨.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트로트 가수로 러브콜도 받았지만, 소리꾼 영랑 씨의 결론은 노!

국악인으로 매년 민요 녹음을 하고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스승을 찾아가 소리를 단련한다. 

그러면서도 쉽게 대중에게 다가갈 방법을 찾는다. 솔의 개학 전에 가족여행으로 떠난 강원도 정선, 특별한 박물관을 찾아가는데, 박물관의 주인공은 바로, 왕년의 스타 전영록 씨다. 즉석에서, 선배와 함께 불러보는 노래, 민요 소리꾼 특유의 소리로 불러본다.

한편, 설을 맞아 영랑 씨와 아버지가 ‘아침마당’에 또 초대를 받았다. 소리꾼으로 키운 딸에게 혹여나 흠이 될까, 뒤로만 물러났던 수현 씨. 이젠 당당히 딸의 손을 잡고,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른다. 아버지와 딸의 노래는 그래서 더 마음을 울린다.

여리여리한 몸에서 나오는 구성진 민요 가락의 주인공, 경기민요 소리꾼 전영랑(40) 씨.작년엔 KBS ‘아침마당-도전 꿈의 무대’에 출연해 아버지와의 남다른 사연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영랑 씨에게는 조금 특별한 아버지, 전수현(70) 씨가 있다. 나이 서른에 얻은 딸이 너무 예뻐서, 어딜 가든 손을 꼭 잡고 다녔다는 아빠. 영랑에게도 아빠가 세상에서 최고였고, 그야말로 단짝 같은 부녀였단다.

영랑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점점 아빠보다 키가 커졌을 때, ‘왜 아빠가 나랑 키가 비슷해지지? 왜 아빠가 나보다 작아졌지?’ 괜히 아빠가 조금 왜소해 보이기도 했지만, 한 번도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표정도, 말수도 없어지고, 딸과 함께 다니는 걸 피하던 수현 씨. 달라진 아빠의 모습에 어린 딸에게도 서운한 마음이 쌓여갔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여전해도, 조금씩 멀어져 간 부녀, 딸에게도 무뚝뚝한 아버지가 됐다. 작년 초, 아버지는 딸을 위해, 딸은 아버지를 위해 ‘아침마당’ 무대에 부녀가 함께 섰고, 멀어졌던 부녀가, 노래로 다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어릴 적 높은 곳에서 떨어져 다친 후, 척추가 휘고 키가 더 자라지 않았던 수현 씨. 움직일 수가 없어서, 어머니의 등에 업혀 학교에 다녔단다.

중매로 만난 여영심(63) 씨와 결혼해 아들, 딸을 둔 가장이 됐을 때, 자식들이 원하는 건 다 해주고 싶었다.

어려운 형편에 재능 많은 딸을 국악에 전념하게 하려고 열두 살 영랑을, 국악 학원을 하는, 딸의 큰이모네에서 지내게 했고, 아내와 함께 비디오 가게에서 분식까지 팔며 딸 뒷바라지를 했다.

장애인 아버지를 둔 딸이 혹시라도 놀림을 받을까 봐 수현 씨는 딸이 개인발표회나 공연을 하면 극장 주변을 서성대기만 했단다. 그런 수현 씨가 열어준 영랑의 중 3 개인 발표회. 지금도 부부는 딸을 소리꾼으로 만들어준 그 무대 영상을 꺼내보곤 한다.

수현 씨 부부는 차로 30분 거리에 사는 딸네 집에 가서 손녀딸도 봐주고, 냉장고도 채워준다. 할머니와 손녀 솔이는 취향이 꼭 맞는 단짝. 일곱 살 인생에 처음 보는 오리알도 할머니와 함께 먹고, 연속극도 함께 본다.

어릴 적 딸 영랑의 모습과 꼭 닮은 솔이, 수현 씨 부부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손녀. 얼굴만 봐도 어깨가 확 펴진단다.

매일 인천 소래포구 해안 둘레길을 걸으며 아침마다 민요를 부르는 영랑 씨, 집에서 전망대까지 왕복 두어 시간의 길을, 매일 소리 연습을 하며 다닌다.

2015년, 경기국악제에서 명창부 대통령상도 받은 젊은 소리꾼, 그 상은 부모님에겐 뿌듯함이고, 딸에겐 자랑이 됐다.

처음 만나 연애할 때, 영랑 씨의 민요에 푹 빠졌다는, 남편 박권택(49) 씨가 딸 이름을 ‘솔’이라고 지은 것도 엄마 닮아 ‘소리’를 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엄마를 돕고 싶다며, 시키지도 않은 빨래를 꺼내 널며 집안일을 거드는 ‘엄마 바라기’ 솔(7)은 국악인 엄마를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다며 배시시 웃는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강의와 공연이 모두 끊겼을 땐 그 시간이 길어지자 심리적으로 불안해져 목소리까지 나오지 않았던 영랑 씨. 

딸을 걱정하는 아버지를 위해, 영랑 씨는 ‘아침마당’에 사연을 보냈고 아버지는 딸에게 힘을 주고 싶어, 용기 내 딸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그때, 수현 씨는 착한 딸을 잘 키워왔다고 응원까지 받았단다. 목이 회복되면서, 소리 연습이 필요한 무속인 수강생의 개인 지도를 해주고 대학 강연을 했을 때의 인연으로, 비닐하우스에서 소리교실까지 여는 영랑 씨, 소리꾼으로 다시 비상할 준비를 한다.

당신의 생일날이면, 가족끼리 모여 조촐하게 외식하면 끝이던 아버지가 다가오는 칠순 생일에 가족과 지인들을 불러 모아 잔치를 하잔다. 

몸의 장기가 눌려 오래 살지 못 할 거라는 얘기를 들어 왔던 수현 씨. 나이 70까지 잘 살아왔으니, 더 늦기 전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서란다.

딸과 함께, 칠순 날에 입을 한복을 사지만, 수현 씨의 몸엔 맞지 않고, 남편 옷 수선 담당은 언제나 영심 씨, 긴 바지를 몸에 맞게 줄여준다. “그런대로 괜찮네~” 무뚝뚝한 남편의 최고 표현인 걸 알기에 아내는 웃고 만다. 

거울 앞에 서면 보기가 싫어 숨고 싶었다는 수현 씨지만 방송에 출연해 딸과 노래한 이후, 아버지는 달라졌다. 칠순 날, 든든한 사위 등에 업혀 수현 씨가 입장하고, 아버지를 위한 날, 소리꾼 딸은 덩실덩실 춤추고 노래를 한다. 

한편, ‘아침마당-설 특집’에 초대를 받은 영랑 씨. 또다시 아버지와 노래를 부르게 됐는데, 아버지는, 젊어서 노래 좀 하던, 숨겨온 끼를 이제야 맘껏 발휘해보려 한다.

서로를 위한다며 못다 한 말들이 노래가 되고, 그 노래로 서로를 향한 깊은 마음을 전하는 부녀. 그렇게 아버지와 딸의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5부에서는 소리꾼 딸이 커갈수록 주변만 맴돌던 수현 씨는 앨범 사진 속 추억을 들여다본다.

영랑 씨는 경기민요 제자들을 만나 국악인으로서의 고민을 나눈다.

대망의 아침마당 생방송 날, 두 손 꼭 잡고, 아버지와 딸의 노래가 시작된다!

• 제 105주년 3.1 독립만세 흥사단 강원지부 기미독립선언문 낭독행사.
• 뉴욕주의회, 삼일절 맞아 ‘유관순의 날’ 제정
• 오타니 쇼헤이, LA 다저스 이적 후 깜짝 결혼 발표
• ‘축협에 쓴소리’ 이경규, 울산VS포항 K리그 개막전 나선다
• 미스트롯3 정서주, 차별화된 실력으로 결승 진출…시청율 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