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백화점 내 샤넬 매장이 예고 없이 돌연 문을 닫으면서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갑작스러운 영업 중단의 배경으로는 백화점 측과 샤넬의 갈등이 꼽힌다.
MBN이 28일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입점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같은 날 오전부터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샤넬 측은 매장 외부에 ‘샤넬 부티크 운영 임시 변경 안내문’을 붙이고, “고객님의 보다 더 나은 쇼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을 하지 않게 됐다. 양해 부탁 말씀을 드린다”고 공지했다. 이어 “조속한 시일 내에 영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본 기간 구매·교환을 원하는 고객은 인근 거리의 서울 플래그십으로 방문해 주시기 바란다. 환불·결제 수단 변경이 필요한 경우엔 직원에게 말씀해 주시면 안내 드리겠다”고 전했다.
이 안내문에는 어떤 이유에서 운영을 중단한다는 둥 구체적인 내용과 정확한 일정은 빠져 있었다. 별도의 사전 공지가 없었던 탓에 일부 고객은 이날 매장을 찾았다가 헛걸음을 하기도 했다.
샤넬이 고객을 저버리고 매장 문을 걸어 잠근 건, 갤러리아에 항의하는 차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팝업이 매장 인근에 들어오는 것을 두고 샤넬 측은 그간 여러 번 백화점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백화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갤러리아 매장 위치도를 살펴보면 샤넬은 백화점 내 팝업 매장이 들어서는 전용 공간 바로 측면에 위치해 있다. 샤넬 주얼리부티크와 패션 부티크가 각각 건물 벽면 두 쪽에, 팝업 공간이 그 가운데에 있는 식이다.
그간 디올 등 다른 브랜드 팝업 행사도 해당 공간에서 진행됐었지만, 샤넬은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런데 왜 구찌 팝업은 문제가 된 걸까.
사진을 보면 그 이유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위 사진이 3월 1일부터 보름간 샤넬 앞에서 운영될 ‘구찌 앙코라(Gucci Ancora)’ 팝업 스토어(가상)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유리 벽을 세운 형태로, 사실상 뒤쪽에 있는 매장을 전부가리는 구조다. 이 팝업은 보름간 진행된다.
샤넬코리아 측은 연합뉴스 등을 통해 “갤러리아가 당사 부티크 앞에 가시성과 운영환경에 현저한 지장을 주는 팝업 설치를 진행하기로 했다. (갤러리아는) 부티크 환경에 대한 당사와의 계약을 위반, 25년간 양사가 공유해온 파트너십을 중대하게 저해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갤러리아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28일부터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런 결정은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는 회사(구찌)와는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갤러리아백화점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 측 관계자는 “팝업 설치를 두고 두 브랜드와 여러 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해 왔고 다소 입장 차가 있어 조율하던 중 (샤넬이) 영업을 중단해 당혹스러운 상황”이라며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속 협의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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