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5일(현지시간), 중국 PC 제조업체 레노버(Lenovo)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4에서 신형 노트북을 발표했다. 아직 프로토타입에 불과하지만, 투명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노트북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투명 디스플레이 탑재
레노버 투명 디스플레이 노트북 (출처: ZDnet)
노트북의 핵심은 ‘투명 디스플레이’다. 레노버는 마이크로 LED(micro LED) 사용한 17.3인치 투명 디스플레이를 노트북에 사용했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기판 위에 이어 붙이는 디스플레이로, OLED보다 더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색상 표현이 가능하며, 모든 각도에서 일관된 화면을 제공한다.
실제로 지난 1월에 열린 CES 2024에서 LG 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각각 OLED와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투명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명확한 비교를 위해 투명 마이크로 OLED와 나란히 전시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투명 마이크로 LED가 색상을 더 밝고 화사하게 표현했다.
(출처: Mashable)
유리처럼 완전히 투명한 디스플레이는 아니다. 픽셀이 완전히 꺼지면 투명도는 최대 55%까지 올라간다. 픽셀이 밝아질수록 디스플레이 투명도는 점차 낮아진다. 최대 밝기 1,000니트(nit)에서는 일반 노트북처럼 투명도 0%의 흰색 화면으로 바뀐다.
투명도는 아직 수동으로 조절할 수 없다. 조도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설정된다. 레노버 씽크패드 담당 전무 이사인 톰 버틀러(Tom Butler)는 ‘생산 과정에서 반드시 보완할 점’이라며 추후 개선 의지를 밝혔다.
(출처: 더 버지)
키보드에는 터치 패드를 적용했다. 키캡이 있는 실물 키보드가 아닌 터치스크린에 키보드가 나타나는 식이다.
터치 키보드로 구현한 이유는 드로잉 패드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노트북과 호환되는 스타일러스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거나 메모를 작성할 수 있다. 스타일러스를 패드 근처에 갖다 대면 키보드는 화면에서 사라진다.
레노버 스타일러스는 EMR 방식을 사용한다. EMR이란, ‘Electro Magnetic Resonance’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전자기공명’이라고 부른다. 일본 태블릿 기업 와콤(Wacom)에서 개발한 스타일러스 펜 인식 기술이다. 삼성의 S펜 역시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해상도나 터치감은 떨어져
(출처: Cnet)
투명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건 획기적이나, 아직 프로토타입이라 보완할 부분이 여럿이다. 우선, 투명 디스플레이는 HD 화질로 최대 720p 해상도까지만 지원한다. 일반 노트북 대비 해상도가 낮은 편이다.
또 다른 한계로는 투명 키보드가 거론된다. IT 전문 매체 더 버지(The Verge)를 포함한 여러 외신에서는 키보드 터치 인식률이 떨어진다는 후기를 남겼다. 텍스트를 입력했더니, 오타가 끝없이 발생했다고 한다.
IT 전문 매체 디지털트렌드(Digital Trends)는 키보드 화면 반사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키보드 위에 조명이나 상단 투명 디스플레이가 다 비춰 키보드 레이아웃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과거 스마트폰에도 투명 디스플레이 적용
(출처: Gadget 360)
레노버는 과거 스마트폰에도 투명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바 있다. 자회사 주크 모바일(Zuk Mobile)은 지난 2015년 주크 Z1 행사에서 5.5인치 FHD 디스플레이의 투명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다만, 이 역시 프로토타입으로 정식 출시되진 못했다. 게다가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하드웨어는 전부 하단 상자에 담겨 있었다.
AR 구현 위해 카메라 탑재해
(출처: Wired)
레노버는 투명 노트북의 주요 기능을 전부 공개하지는 않았다. 남은 주력 기능은 MWC 2024에서 있을 시연 행사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레노버는 AR(증강현실) 기술을 강조했다. 노트북 후면 힌지에 카메라를 탑재해 AR 화면을 구현하는 기능으로 추측된다. 씽크북의 ‘AI Now’ 운영 체제를 적용해 카메라가 물체를 스캔하면 구글 렌즈처럼 더 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관련 링크도 제공한다고 알려졌다.
이 외에도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노트북 화면 너머로 개인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디스플레이를 차단하는 기술로 예상된다.
레노버가 선보인 신형 노트북은 아직 프로토타입에 불과하다. 레노버는 이를 호텔이나 학교 교육용으로 사용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