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은 대한민국이 일본의 식민 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며 전 세계에 한국이 비로소 독립했음을 알린 ‘3.1절’이다. 독립 이후에도 한국은 일본과 위안부, 강제 징용, 수탈 문제 등 과거 일제 치하 당시 벌어진 일들에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지금까지 갈등을 빚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말 이후 정부의 ‘일본 문화 개방’ 정책이 시작된 후 한국은 이웃 나라 일본에 누구보다 진심인 나라가 됐다.
18일 아시아경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가장 많이 찾은 외국인 1위는 ‘한국인’으로 집계됐다. 방문객 숫자 또한 놀라운 수치인데, 무려 695만 8500명의 한국인이 지난해 일본을 방문했다. 한국인의 일본 여행 규모는 2019년과 비교해 24.6%나 증가했다.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420만 2400명으로 2위를 차지한 대만인, 242만 5000명으로 3위를 차지한 중국인 관광객 수보다 약 2배 이상 많았다. 한국인들의 ‘일본 사랑’에 힘입은 일본 정부는 목표했던 연간 관광 수익 ‘5조엔’을 가뿐히 돌파했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 인사이트’는 해외 여행지 만족도 조사를 통해 9375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저비용, 고만족’ 가성비 부분 우수 여행지 1위는 일본이 차지했다. 일본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슈퍼 엔저'(엔화 가치 급락) 현상 때문에 여행 경비가 훨씬 저렴해졌다고 대답했다. 또 이들은 일본을 계속 찾는 이유에 대해 한국에서 약 2시간 정도 걸리는 이동 시간, 깨끗하고 잘 정돈된 거리, 맛있는 음식, 볼거리, 테마파크, 사람들의 친절함 등을 꼽았다.
21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올해 3.1절부터 시작되는 약 3일간의 연휴 기간 동안 일본행 항공권은 대부분 ‘만석’일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3.1절이라고 해서 일본 여행을 안 간다거나 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올해 하네다공항, 간사이공항을 시작으로 ‘공항 입국 수속 간소화’ 시스템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에 입국하는 여행객들은 그동안 입국 심사장, 세관 검사장에서 여권 정보를 두 번 제시해야 했는데, 간소화 시스템이 적용될 경우 미리 발급받은 ‘QR코드’를 단말기에 읽히기만 하면 단 1분 만에 입국 수속을 마칠 수 있어 한국 여행객들의 방문 급증이 예상된다.
일본은 ‘벚꽃'(사쿠라)으로도 유명하다. 올해 일본의 벚꽃 시즌은 3월 26일(고치현)을 시작으로 5월 6일(훗카이도 삿포로)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심 관광지인 도쿄, 오사카 이외에도 벚꽃이 만개하는 일본 소도시 지역 방문객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일본행 티켓 예약률은 90% 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일본행 주요 노선 예약률은 90% 이상이다. 이스타, 진에어, 티웨이항공 역시 일본행 항공권 예약률은 85%에 달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3.1절 연휴가 짧은 편”이라며 “장거리 부담이 커지자 일본을 여행지로 택하는 이들이 늘어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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