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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보게 달라졌다.
프롬프터가 꺼졌다고 1분 넘게 얼음이 됐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대본을 들고 읽다시피 했던 모두발언도 다 옛날이야기다.
일취월장한 연설 실력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때로는 20분을 훌쩍 넘기는 모두발언은 프롬프터 없이 연설문도 없이 키워드로만 준비된 것이라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야기다.
20일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부터 프롬프터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 관계자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부터 프롬프터를 거의 쓰지 않고, 광복절 행사 같이 격식이 갖춰진 일부 행사에서만 2~3번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관심이 큰 반도체, 과학 등을 주제로 한 행사 모두발언의 경우 발언 상당부분은 대통령의 아이디어 위주로 작성된다고 한다.
지난 15일 열린 세 번째 민생토론회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에서 윤 대통령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라인 하나 까는데 1.3기가와트(GW)의 원전 1기가 필요하다. 인구 140만 명의 대전이나 광주보다 전기를 더 많이 쓴다”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발언은 모두 대통령의 생각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귀띔했다.
발언 내용은 물론 연설의 흐름을 직접 주도하고 프롬프터 의존이 거의 없다 보니 돌발 상황 대처에도 자연스럽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2022년 10월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시정연설에 나섰을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이 때문에 연설자인 윤 대통령 쪽에서 바라봤을 때 민주당 의원들의 자리인 가운데와 오른쪽 좌석은 모두 비어있었다.
만약 윤 대통령이 프롬프터에 의존해 시정연설을 했다면 빈자리를 바라보면서도 발언을 이어가야 했겠지만, 직접 준비한 원고의 흐름대로 연설을 이어간 덕분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자리한 왼쪽과 맨 오른쪽에 앉은 국무위원들을 응시하며 자연스럽게 연설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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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경제와 국정과제 성과 내기에 대한 깊은 고민, 일취월장한 윤 대통령의 연설 실력은 3월 초까지 이어지는 민생토론회에서 계속 확인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새해들어 활력 있는 민생경제, 국민이 바라는 주택,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 등을 주제로 4차례의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향후 일자리, 중소기업, 국민 안전, 돌봄, 교통, 의료 개혁, 저출산 대책, 에너지 정책 등을 다룰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생토론회는 업무를 나열하는 백화점식 업무보고보다는 민생과 밀접한 주제를 놓고 관계되는 부처와 이해관계자, 전문가 등이 모두 참여해 심도 있게 토론하는 자리를 만들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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