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부광약품 인수 후 아직 성과 없어”
[인포스탁데일리=신민재 ]
소재·에너지 그룹 OCI그룹과 제약·바이오 한미약품그룹의 동맹은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까. 유사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종 기업 사이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은 지난 12일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 발행 취득 등을 통한 그룹 간 통합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거대 집단의 결합인 만큼 이번 거래의 규모는 크다. 방식은 다소 복잡하다.
먼저 OCI그룹의 지주사인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구주와 신주를 취득한다.
구주의 경우,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재단법인 가현문화재단이 보유한 744만 674주가 거래 대상이다. 당초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의 두 자녀의 구주를 취득키로 했다가 재단법인 가현문화재단의 보유분으로 변경됐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 신주를 취득한다. 취득하는 신주 수는 643만4316주다. OCI홀딩스는 구주 취득에 약 2775억원, 신주 매입에 약 2400억원을 투입한다.
현물출자도 따른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은 각각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114만1495주, 563만4810주를 OCI홀딩스에 현물출자한다. 이에 OCI홀딩스는 두 사람에게 OCI홀딩스 신주를 발행·교부한다.
결과적으로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를 취득해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오른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합쳐 OCI홀딩스 지분 10.4%를 보유한다. 거래 후 임 사장의 OCI홀딩스 지분율은 8.6%다.
고(故) 이수영 OCI 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우현 회장(지분율 5.87%), 그의 큰아버지들인 이화영 회장(6.64%)과 이복영 회장(6.61%) 등 OCI그룹 오너 일가보다 OCI홀딩스 지분율이 높다. 개인으로는 임 사장이 OCI홀딩스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된다.
두 그룹의 통합에서 OCI홀딩스가 지주사 역할을 한다. 이우현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각자 대표로 경영을 맡는다. OCI그룹의 주력인 소재·에너지, 한미약품그룹의 핵심 제약·바이오 부문을 각각 이끌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중간지주사가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 거대한 그룹 사이의 이번 거래는 대등한 차원에서 이루어진 걸로 평가된다”며 “서로 이익을 얻으면서도 원만하게 딜이 진행되는 점이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두 기업 집단의 핵심 사업이 워낙 다른 점이 되레 잡음 없이 앞으로 경영을 이뤄나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OCI그룹은 바이오 사업 진출을 보였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이번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간 거래에 있어 바이오 부문이 시너지를 창출할 열쇠가 될 걸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앞서 OCI그룹은 2008년부터 바이오 부문 벤처기업 투자를 본격화했다. 2022년에는 부광약품 지분 11%를 1461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여전히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민재 dydrhkd4@infostoc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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