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스티븐 연(연상엽)은 서울 출생으로, 5살 때 미국으로 가족 이민을 갔다.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시절 연기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됐고, 그렇게 연극무대를 시작으로 본격 연기를 시작했다. 그러다 인기 미국드라마 ‘워킹 데드’ 글렌 역에 캐스팅돼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후 크고 작은 할리우드 작품뿐만 아니라 한국의 작품 활동에도 참여하며 글로벌 스타 배우 라인을 타기 시작했다.
이렇듯 동양계 이민자로서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구축해가던 스티븐 연이 최근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미국 주요상 휩쓰는 스티븐 연, 그 힘은 어디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할 수 있다.”
한국계 미국배우 스티븐 연(41)이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내놓은 말이다. 그는 5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떠나 현지에서 자란 한인 이민 2세이다. 그는 대학 시절 연기를 처음 접하고 2009년 시카고의 한 극단에 들어가면서 시작된 배우 인생에서 최근 최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제 할리우드와 미국 방송계에서 가장 ‘핫’한 배우로 떠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티븐 연은 미국과 캐나다 비평가들의 최대 규모 단체 크리틱스초이스협회가 주관해 15일 연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TV 리미티드 시리즈(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영광을 안겨준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 그는 극중 한인 2세로 우울한 현실을 살아가다 우연히 운전 도중 부딪친 또 다른 아시아계 여성(앨리 웡)과 시비가 붙어 처절한 분노로 맞서다 끝내 일상의 파국으로 몰리는 청년 역을 연기했다.
‘성난 사람들’은 역시 한국계 이성진 감독이 연출하고 스티븐 연의 동생 역 영 마지노, 아이작 조 등 한국계 미국배우들이 대거 참여하기도 했다.
스티븐 연을 비롯한 이들은 미국 이민자들의 고달픈 일상을 그려내며 그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호평 받았다.
스티븐 연은 이에 앞서 2020년 미국영화 ‘미나리’에서도 엇비슷한 이미지를 뿜어냈다. 한인 이민가정의 가장으로 가족의 생계를 짊어진 책임감과 삶의 애환을 그려내며 한국계 미국배우로는 처음으로 미국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 후보에까지 올랐다.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수상이 느닷업는 것이 아님을 충분히 보여준 스티븐 연은 실제로도 이민 한인 2세라는 정체성과 그로 인한 고민이 배우로서 자신의 인생에도 녹아든 것임을 드러내는 듯하다.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5살 때 캐나다로 떠난 뒤 다시 1년 뒤 미국 디트로이트로 날아갔다. 건축업에 종사한 아버지를 따라 이민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 것이다.
이후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연극무대를 거쳐 2010년 인기 시리즈 ‘워킹 데드’로 이름과 얼굴을 대중적으로 알렸다.
그때까지 아시아계 배우가 할리우드와 미국 방송계에서 인정받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하지만 스티븐 연은 ‘워킹 데드’의 글렌 리 캐릭터를 통해 전형적인 아시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 이후 2018년 이창동 감독의 ‘버닝’ 그리고 2020년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 등에서 한국어 연기로도 한국 관객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스티븐 연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피지컬:100’은 언급하며 “다른 곳에 있지만 사람들의 모습이 비슷해 공감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 스스로를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재정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작품도 한국사람들에게 깊게 연결되고 공감대가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삶을 미국 이민자로서 보낸 그는 ‘디아스포라’의 정서와 정체성을 뛰어넘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깊게 연결”되는 “공감대”로서 이제 새로운 배우의 길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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