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고치’ 닮은 포켓용 AI 기기…시리보다 똑똑하네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새로운 인공지능(AI) 포켓용 기기가 출시됐다. AI 장치는 일반 스마트폰에 탑재된 AI 비서보다 많은 작업을 수행한다.
CES에서 등장한 포켓용 AI 기기
1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가전⋅정보 기술 전시회 CES 2024가 열렸다. 행사에서 많은 기업이 미래를 선도하는 다양한 핵심 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였다.
그 중 많은 외신이 인공지능 AI 스타트업 래빗(Rabbit)에서 개발한 첫 포켓용 AI 기기 ‘R1’에 주목했다. 이는 인공지능으로 자연어 명령을 이해하는 스마트폰 보조 수단이다.
2.88인치 작은 터치 스크린을 장착한 컴팩트한 디자인은 다마고치를 연상케 한다. 직사각형 모양 기기 오른쪽에는 아날로그 스크롤 휠이, 스크롤 휠 위쪽에는 360도 회전 가능한 카메라 ‘래빗 아이(Rabbit Eye)’가 있다. 측면 가장자리에는 음성 명령을 요청하는 PTT(Push-to-Talk) 버튼도 있다. 내부에는 미디어텍 헬리오(Helio) P35 프로세서가 장착됐으며, 4G LTE나 와이파이에 연결해 사용하면 된다. C타입 충전포트도 제공된다.
‘래빗 홀’ 하나면 앱 사용 충분하다
일반 스마트폰 사용자는 원하는 용도에 따라 꽤 많은 앱을 설치해야 한다. 음식 배달을 받고 싶다면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같은 배달 앱이, 사진을 보정하고 편집하는 필터를 사용하려면 ‘소다’와 ‘메이투’같은 이미지 보정 앱이 필요하다.
반면 R1은 일반 스마트폰과 다르다. R1은 래빗 홀(Rabbit Hole)이라는 개인 웹 포털 한 곳에서 모든 앱을 실행한다. R1 사용자는 △음원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Spotify) △레스토랑 예약 앱 오픈테이블(OpenTable) 등 다양한 인기 앱을 래빗 홀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단 사용하려는 앱은 필수로 래빗에서 개발한 R1 운영체제인 래빗OS(RabbitOS) 권한을 허용해야 한다. 즉 래빗 홀에 있는 서비스는 래빗OS와 연결된 상태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래빗에 따르면 모든 인증은 타사 서비스의 로그인 시스템을 통해 이뤄지므로 기기 자체의 개인정보 침해 우려는 없다. 사용자는 언제든 래빗OS와 계정 연결을 해제하고 데이터를 삭제할 수도 있다.
AI 비서보다 복잡한 심부름, ‘맡겨만 주세요’
무엇보다 핵심은 인공지능으로 자연어 명령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는 애플의 시리(Siri),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를 떠오르게 한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AI 비서에 일기 예보를 요청하거나 앱 실행 정도의 단순한 작업만 요청 가능했다.
그러나 R1의 AI 비서 래빗(Rabbit)은 일반 스마트폰 AI 비서들보다 복잡한 작업을 원활하게 수행한다. 사용자는 기기 측면에 있는 PTT 버튼을 눌러 기기에 음성 명령을 요청하면 된다. R1은 래빗 홀에서 권한이 설정된 앱 서비스에 대한 여러 작업을 수행한다.
무엇보다 R1은 간단하거나 복잡한 여러 ‘심부름’들을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예컨대 일정과 예산에 가장 적합한 옵션으로 여행 관련 예약을 부탁하거나, 배달이나 숙박 앱에 있는 결제 옵션을 처리하는 것처럼 복잡한 요청도 처리한다.
게임도 포토샵도…사람 손 필요 없다
R1의 래빗OS는 LAM(Large Action Model)에 기반한다. 인간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중심으로 훈련된 언어 모델 LAM은 기존 PC와 달리 복잡한 인간의 의도를 이해하고 처리한다.
래빗은 훗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LAM에 훈련하는 기능도 도입할 계획을 밝혔다. 사용자는 R1에 특정 작업을 수행하도록 가르칠 수 있다. 예시로 래빗은 응용 프로그램 중 하나인 어도비 포토샵(Adobe Photoshop)의 여러 기능을 음성 명령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조작 방법을 훈련시킬 수도 있다. 제시 류(Jesse Lyu) 래빗 최고경영자(CEO)는 R1에 실제 비디오 게임 디아블로 4(Diablo IV)에서 적을 죽이거나 체력 소모를 최소화해서 살아 남는 방법을 알려줬다고 한다. 그러자 기기는 이를 학습하고 실제 모든 방법을 시연했다.
래빗은 R1이 “모든 모바일과 데스크톱 환경을 인식하도록 훈련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가격은 199달러(약 26만원)으로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현재 일부 국가에서 선주문이 가능하며, 배송은 올해 3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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