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백명호 인턴 기자) ‘무대 인사’가 아닌, ‘사과 인사’를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어두운 역사, 12.12 군사 쿠데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은 이태신 장군(정우성)을 중심으로 정의와 악의 본질적인 대결을 그려낸다. 이태신은 전두광(황정민)의 압도적인 위세에 맞서 그저 자연히 정의를 수호하는 고독한 영웅으로 묘사된다.
영화는 전체적인 역사적 흐름을 깨지 않으면서도 부분적인 상상력을 동원하여 사건을 해석한다.
이태신은 단단한 믿음과 원칙을 가진 인물이다. 전두광의 회유와 위협,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정의의 길을 걷는데… 이 고독한 순례길, 만만치 않다.
이태신의 고군분투는 전두광의 치밀한 악행과 대비된다. 전두광은 권력, 명분, 힘과 함께 자신의 야망을 실현한다. 그의 성공은 부정과 부패의 승리를 상징하며, 이태신이 홀로 견디는 쓸쓸한 투쟁과 대조적이다.
이태신의 신념을 공유하는 오진호 소령과 조민범 병장은 결국 깨어질 것을 알면서도 정의로운 계란이 되어 전두광이라는 바위에 부딪히기를 자처한다.
역사에 기록되어 있듯, 힘 없는 ‘정의’는 거대한 ‘악’에 굴복하고 만 것일까
이태신이 추구했던 정의의 길은 비록 전두광이 쳐놓은 철조망과 바리케이드로 가로막히고, 남은 유일한 도구였던 허리춤의 권총 마저 철조망 속으로 떨어져 버렸지만 ‘정의’는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그것이 옳은 길이기에.
“넌 군인으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자격이 없다”는 영화가 전하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이 말은 기록된 혁명을 반역으로, 역사를 바로잡는 우리의 결의를 담고 있다.
‘서울의 봄’은 단순한 영화를 넘어, 시대의 증언이며, 정의의 지속적인 싸움을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이태신과 같은 영웅들이 비록 잠시 무너질지라도 지켜낸 ‘정의’가 오늘날의 민주주의가 만들어지고 성숙할 수 있도록 했다.
정의란 커다란 바위에 떨어지는 물방울과도 같다. 시간은 오래 걸릴 수 있으나, 떨어지는 물방울은 결국 큰 바위를 뚫어낸다.
인체의 5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진 우리, 절반 정도는 정의로 구성돼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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