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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 김대중’ 민환기 감독 “위인 만들고 싶지 않아…끝없이 의심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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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연주 기자]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생애를 다룬 ‘길위에 김대중’을 연출한 민환기 감독이 관객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길위에 김대중’은 대한민국 15대 대통령 김대중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민주주의를 향한 험하고 고독한 길위에 인간 김대중이 남긴 필사의 발걸음과 파란만장했던 삶의 궤적을 담았다. 수많은 역경 속에서도 그가 결코 꺾지 않았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그리고 국민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조명한다. 

지난 2013년 김대중추모사업회가 기획해 2021년 ‘노무현입니다’를 제작한 최낙용 대표가 제작에 참여하고, ‘노회찬 6411’을 연출한 민환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완성하게 됐다. 취합한 영상 자료만 20테라, 약 1700시간 분량으로 5개월간 12시간씩 검토한 끝에 탄생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여기에 더해 김대중도서관에 보관된 방대한 오디오 자료도 2개월간 체크해 자료 확인에만 7개월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일 개봉을 앞두고 TV리포트와 만난 민환기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 “절절한 감정은 최대한 거둬냈다. 역사적인 사실만 두고도 그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을 위인으로 만드는 일만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도 괜찮은 작품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기획부터 개봉까지 약 10여 년의 여정을 거쳐 관객과 만나는 ‘길위에 김대중’은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다. 그 담백함에서 오는 감동은 깊고 진하다.

이하 민환기 감독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에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정식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를 통해 관객과 만나면서 여러 감정을 느낀다. 일단 영화를 보고 우시는 분들이 많다.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시민과 같은 마음으로 영화를 감상했다는 느낌이 강했다. 영화에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그 시대에 살았던 이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그들의 이야기까지 집중해 주셔서 더없이 감사했고, 기분이 좋았다. 

-‘길위에 김대중’을 연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에 연출 제안을 받았을 때는 망설였다. 누군가의 인생을 해석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한 편의 영화에 다룰 수 있는 사건들이 제한돼 있다 보니 취사선택을 해야 하는 거다. 그런 면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하는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실망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들이 달라서 “왜 그 사건을 그냥 지나쳤지?”라는 반응이 나올 거 같았다. 여러 이유로 선뜻 연출을 하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더라.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의 책과 생전 인터뷰를 보고 마음이 달라졌다.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더라. 세상이 모르는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을 영화에 담아야겠다 싶었다.

-자료 확인만 7개월이 소요됐다고 하는데, 어떤 기준으로 선별했나?

정치에 대한 김대중 대통령의 열망을 중심축으로 뒀다. 386세대에게 김대중 대통령은 투사의 이미지가 강하다. 항상 강인했고, 민주주의와 관련해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의 행동과 선택의 배경엔 정치를 향한 열망이 있더라. 그리고 김대중을 정치인으로, 대통령으로 만든 사람들을 영화에 잘 담는 게 숙제였다. 김대중 대통령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이 원하든, 그렇지 않든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그런 순간이 김대중 대통령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만들면서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있나?

첫 번째 부인 차용애를 언급한 인터뷰가 있다. (차용애는 1945년 김대중과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뒀으며, 1959년 사망했다) 첫 번째 부인이 사망한지 60년이 지난 2008년에 남긴 기록이다. 인터뷰에 담긴 김대중 대통령의 목소리에서 부인을 기억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노인이 된 김대중의 목소리에 따뜻함이 묻어나더라. 대중 앞에 섰던 모습과는 또 달랐다. 

-꼭 넣어야겠다 싶었던 장면은?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 이후 16년 만에 광주에 방문해 시민들의 환대를 받는 장면이다. 그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충격이 컸다. 특히 시민들이 김대중을 바라보는 눈빛이 그랬다. 당신들이 원하는 걸 대신해 줄 사람으로 김대중을 바라보는 거다. 김대중과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관계가 특별하게 느껴졌던 대목이다. 

-배우 장현성이 내레이션에 합류해 화제가 됐다.

제작사 대표님의 강력한 추천이 있었다. 처음엔 잘 알지 못했는데,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 출연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내레이션을 들었는데 너무 좋더라.

-작품을 정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을 거 같다.

누군가는 영화를 정치적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제 해석은 아니다. 단호하게 말하고 싶은 건, 정치에 대한 열망이 컸던 한 정치인의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다. 그 이상의 것을 다루려고 하지 않았다. 김대중 대통령을 통해 정치인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 정도는 생각해 볼 수 있을 거 같다. 김대중 대통령은 생전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면서 한류의 가능성을 읽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다양한 문화정책을 펼친 거다. 20~30년 이후의 미래를 내다본 거다. 그의 선택이 항상 옳았다고 할 순 없다. 하지만 자신이 정치인으로서 갖고 있는 책임을 가졌던 인물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인물의 인생을 영화로 만든다는 건 감독에게 득인가, 실인가?

양가적이다. 영화적으로 매력적인 인물일 수 있지만, 워낙 겪은 일이 많으니 꼭 좋지만도 않더라.(웃음) 영화에 넣고 빼야 하는 내용을 선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길위에 김대중’은 서정적이지 않다. 

일단 저 자체가 서정적인 사람이 아니다.(웃음) 무엇보다 위인전을 쓰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래서 그의 인생을 의심하면서 바라봤고, 이성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역사적인 사건들 안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이해하고 싶었다. 같은 맥락으로 관객들에게 김대중 대통령을 이해시키기 위해선 감정 대신 팩트를 전달해 주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은 호불호가 분명한 인물이다. 그를 좋아하는 분들은 절절함을 좋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호불호와 관계없이 정치인 김대중을 설명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덧붙이자면 ‘길위에 김대중’ 스태프가 거의 20대였다.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김대중 대통령에게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 친구들의 시선이 도움이 됐다. 

-‘길위에 김대중’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열망이다. 김대중 대통령과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며 열망을 드러냈던 모습을 통해 “내 안에는 어떤 열망이 있지?”라는 생각을 짧게나마 해볼 수 있길 바란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아이오케이컴퍼니, 명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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