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아이러브스쿨 홈페이지 (출처: 단비뉴스)
우리는 모두 학창시절 보고 싶은 사람 한 명쯤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갑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좋아했던 첫사랑, 누구보다 꿈을 응원해주셨던 선생님, 제일 친했던 옆자리 짝꿍 등.
시간을 거슬러 그때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보고 싶은 이들이 요즘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지죠. 지금은 인터넷과 SNS가 발전하면서 궁금한 사람의 소식을 듣는 게 쉬워졌지만요. 20년 전만 해도 오랫동안 연락이 닿지 않았던 이들을 만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이런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 줄 서비스가 2000년 초 혜성처럼 등장했어요. 같은 학교 동창과 연결 창구가 돼줬던 ‘아이러브스쿨’이었죠.
하지만 여러 논란 탓에 아이러브스쿨의 흥행은 오래가지 못했는데요.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으로도 재출시됐다고 해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정황도 함께 포착됐는데요. 아이러브스쿨의 근황은 어떤지 함께 살펴볼까요.
‘반짝’ 흥행한 아이러브스쿨, 야후도 탐냈다
(출처: Aving)
아이러브스쿨은 1999년 처음 등장한 동창 찾기 서비스인데요. 졸업한 학교를 검색해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창시절 동창과 선후배를 만날 수 있었어요.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보이는 알림판에는 특정 동창을 찾는다는 글들이 수두룩했고요. 학교 페이지에서는 옛 추억을 공유하는 다양한 게시판이 있었어요. 동창과 선후배뿐 아니라 서비스에 가입한 선생님들도 만나볼 수 있었죠.
그렇게 많은 사람이 아이러브스쿨로 만나고 싶었던 동창들을 만났습니다. 인연이 다시 닿아 연인으로 발전하거나 더 나아가 결혼하는 커플도 나타났다고 합니다. 출시 1년 만에 아이러브스쿨은 국내 500만명의 회원을 모을 정도로 크게 성공했는데요.
(출처: SBS)
이런 성장을 눈여겨봤던 대기업 야후 코리아는 500억원에 아이러브스쿨을 인수하고자 했어요. 출시된 지 겨우 1년 지난 시점이었죠. 순조롭게 이뤄지는 듯 했던 협상은 그러나 결렬됐습니다. 이유는 아이러브스쿨 지분을 일부 가지고 있던 금양이 협상 막바지에 매각 거부 의사를 표시했기 때문이었죠.
그래도 아이러브스쿨이 당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회사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죠.
이후 수익성 얻지 못해…신박한 전자펜도 소용 없었다
그렇게 아이러브스쿨은 승승장구했습니다. 네이버와 드림위즈처럼 여러 기업의 합병 제의도 들어왔고, 트래픽이 급증할 정도로 인기는 더욱 커져만 갔어요. 아이러브스쿨은 여러 변화를 꾀해 서비스를 더욱 키우고자 하는데요. 2001년 5월에는 선생님 커뮤니티 서비스를 오픈했고요. 2003년에는 ‘알럽블로그’ 서비스를, 2004년에는 ‘알럽장학금’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죠.
아이러브스쿨이 공개했던 전자펜 실제 모습 (출처: Aving)
당시 기억을 회상한 현명호 아이러브스쿨 3대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방문자와 가입자는 많았으나 회사는 적자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결국, 또 다른 수입원을 보충하기 위해 다른 사업들에 뛰어 들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 신용카드와 보험 사업에 이어 2009년 6월에는 전자칠판과 전자펜을 만드는 교육용 전자장비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죠.
개인정보 유출 공지를 알렸던 아이러브스쿨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이러브스쿨에 대한 금양의 투자 지분율이 높아지면서 내부 경영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나날이 늘어나는 트래픽과 달리 아이러브스쿨은 제대로 된 대처나 운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아이러브스쿨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도 점차 식어가기 시작했고요. 결국, 2010년에는 해킹으로 사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마저 발생합니다. 이름, 아이디, 주민등록번호,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등의 많은 정보가 유출됐죠. 당시 오랜 시간 서비스를 즐기지 않았던 사용자 다수가 갑작스러운 사건에 놀란 반응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최신 기능으로 다시 태어난 아이러브스쿨
아이러브스쿨은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사람들은 아이러브스쿨보다 페이스북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항상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던 아이러브스쿨 웹페이지는 닫힌 듯 보였죠.
앱으로 다시 태어난 아이러브스쿨
그러던 중 지난해 갑작스러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이러브스쿨이 웹사이트가 아닌 스마트폰 앱으로 등장한 것인데요. 안드로이드와 iOS 스마트폰에서 설치 후 사용할 수 있도록 국내 출시됐죠. 다만 직접 설치 후 사용하려고 보니 iOS 아이러브스쿨 앱은 2023년 11월 기준 사용 불가능한 것처럼 보입니다. 앱스토어에 직접 검색하니 아이러브스쿨 앱 결과는 뜨지 않았고, 공식 홈페이지 링크로 접속하려고 시도해도 앱스토어 연결에 실패했거든요. 반면 안드로이드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정상적으로 연결되는 모습입니다.
모쪼록 아이러브스쿨은 재학생과 졸업생을 잇는 플랫폼으로 다시 돌아왔어요. 친한 친구로 설정한 이용자의 피드만 알림을 받거나 실시간으로 좋아요나 댓글을 다는 것처럼 SNS에서 익숙한 기능들도 추가됐죠.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것처럼 개인이나 그룹별 채팅도 직접 만들고 소통할 수도 있어요.
채팅 기능 (좌) / 씨앗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 (우) (출처: 아이러브스쿨 홈페이지)
무엇보다 서비스에 추가된 새로운 기능이 돋보이는데요. 활발하게 활동한 아이러브스쿨 이용자는 활동 지수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씨앗을 받아 모교에 후원할 수도 있어요. 활동으로 얻은 씨앗은 1원의 가치가 있다고 아이러브스쿨은 설명했어요. 앱에는 학교나 개인의 활동을 랭킹으로도 표시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씨앗을 많이 얻은 학교와 사용자는 해당 랭킹 중 하나인 ‘씨앗랭킹’과 ‘개인씨앗랭킹’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어요.
(출처: giphy)
그 밖에도 지난해 11월에는 아이러스브스쿨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었는데요. ICT 전문기업 애크론과 손잡은 아이러브스쿨은 지역별 여러 축제나 문화체험 등에 대한 정보 플랫폼을 위치 기반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에요. 다양한 연령층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그룹별 커뮤니티와 채팅 기능도 플랫폼에 추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궁극적으로 아이러브스쿨은 소상공인 사업과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해요.
많은 사람이 아이러브스쿨은 시기를 잘못 타고난 서비스라고 이야기합니다. 스마트폰이 상용화되던 시기에 나타났다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처럼 남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죠. 앱으로 다시 태어난 아이러브스쿨은 과연 흥행에 성공할까요?
테크플러스 에디터 최현정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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