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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걸그룹된 한국인 송미진 “3개월만 있기로 했었는데 데뷔까지” [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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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박설이 기자]중국, 홍콩, 대만 등 중국어권 국가에서 K콘텐츠가 사랑 받은 지는 오래다. 거슬러 올라가면 소위 말하는 1세대 아이돌부터 최근 대만 배우와 결혼한 구준엽이 속한 클론까지, 홍콩 영화가 그랬듯 ‘한류’는 20년 동안 중국어권을 비롯, 아시아 곳곳에 스며들었다.

한류를 타고 국외로 나간 이들도 적지 않았던 가운데, 일회성 행사를 위한 한국 스타들의 출국이 잦아진 것은 물론 아예 현지를 무대로 활동하는 스타들도 늘어났다. 중국어권을 타깃으로 하는, 한국인을 포함한 한국 스타일의 아이돌 그룹들 가운데, 드림걸의 송미진이 있다.

드림걸스는 2011년 데뷔한 송미진, 이육분, 곽설대만 3인조 걸그룹으로, 두 장의 EP와 한 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현지에서 인기를 누렸다. 팀의 맏언니이자 리더로, 한국이 아닌 대만에 혈혈단신 건너간 송미진은 어떻게 자리를 잡고, 대만인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

송미진은 올봄, 딸 그리고 남편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추석, 3년 만에 한국에 왔고 올해는 첫 친정 나들이였다. 송미진은 “휴가차, 조카가 생겨 보고 싶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셰프 출신 사업가인 남편 케빈의 일하는 시간이 자유로워 육아도 함께 하고 있다는 송미진, 한국과 대만 남자가 어떻게 다른지 묻자 그는 “좀 더 다정한 것 같다. 한국 남자는 독립적인 경향이 있고, 대만 남자는 의존을 좀 하는 것 같다. 상대에게 관여하고, 자기도 관여 받기를 바라고”라고 말했다. 결혼한 지 9년차인데도 여전히 손을 잡고 다니는 금슬 좋은 부부라고.

최근 대만 친구와 함께 유튜브 채널 ‘마미스'(媽咪~思米噠)를 개설한 송미진의 이번 한국행은 유난히 바빴다. 올리브영에 가서 K-뷰티 소개하는 영상을 찍고, 여의도에 가서 K-쇼핑을 촬영하는 콘텐츠 촬영을 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고. 아이가 잘 때 틈틈이 나가 이것저것 찍었단다.

요즘엔 딸의 한국어 구사가 최대 관심사라는 송미진은 “감사합니다 같은 인사말, 단어 몇 개씩 알려주려고 하는데 존댓말을 가르치다 보니 어렵더라. 친구들끼리 하면 빨리 늘 텐데 하는 마음이 있다”라고 아쉬워했다.

“작은 회사 들어갔다가 계속 사기 당했죠”

어릴 때부터 남 앞에 서는 걸 좋아했다는 송미진은 “초등학교 때 연극 극단에 있었는데 체질에 잘 맞았고, 나중에 연예인이 돼야겠다는 꿈은 변한 적이 없었다”라며 “그러다 아버지 사업 때문에 중고등학교를 중국에서 다니면서 할 수 있는 게 없어졌다. 방학 때 쎄시 같은 패션지 보면서 사진 찍어 모델대회에 보내고, 한국 가서 결선에 진출하기도 하고,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해봤다”라고 오랫동안 연예인을 꿈꾸며 도전했던 학창 시절을 떠올렸다.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다고. 대학 연극영화과에 합격했지만 부모님의 뜻대로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해야 했다.

그럼에도 송미진의 꿈은 계속됐다.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기에 비교적 늦은 나이였지만 도전했다. 송미진은 “큰 회사를 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소기업 회사에 들어갔고, 계속 사기를 당했다”라고 과거의 아픔을 고백하기도. 현실도 각박했다. 송미진은 “언어 능력은 있는데 나이가 좀 있다 보니 연습생으로는 애매했다. 대학생이기도 했고, 잘 안 돼서 우울했다”라고 떠올렸다. 휴학까지 하고 올인했지만 데뷔에 번번이 실패했고, ‘공부라도 했으면 괜찮았을텐데’라는 후회와 시간 낭비를 했다는 실망감이 몰려왔다.

친한 언니 따라 갔던 대만, 걸그룹이 되기까지

그러다 뜻밖의 길이 열렸다. 송미진은 “친한 언니의 지인이 대만 연예계에 있었는데 내 사진을 보여주니 와 보라고 했고, 언니와 함께 대만에 갔다”라고 말했다. 여행 가서 머리나 식히자고 갔던 대만에서 송미진은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이번에도 안 되면 다른 길을 찾을 생각이었다.

송미진은 “딱 3개월만 있기로 했는데 환경이 마음에 들더라. 사람들도 착하고 먹는 것도 금방 적응하고”라면서 “베이징 중국어를 대만식 중국어로 바꿨고, 모델 오디션을 봤는데 일거리가 들어왔고, 여기서 해보자 싶었다”라고 대만 활동을 결심하게 됐을 때를 회상했다.

그러다 한 학기 남은 대학 생활을 마치기 위해 한국에 돌아왔고, 그때 기회가 닿아 한국에서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이때 송미진은 한국에서 활동을 지속할 수도 있었지만 자신에게 처음 기회를 준 대만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송미진은 “한국에 남으면 연기자가 되는 거였는데, 대만에서 갑자기 걸그룹을 만들 테니 빨리 오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가수가 꿈이었던 그는 대만 회사를 믿었고, 1년 정도 연습을 한 뒤 걸그룹 드림걸스가 됐다. 송미진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말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송미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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