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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TALK] “네이마르 여동생, ‘어서와’ 통해 한국 왔으면”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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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후TALK] 인터뷰①에 이어

[TV리포트=박설이 기자]외국인이 한국으로 여행을 떠나오는 콘셉트는 팬데믹 상황에서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결국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이하 ‘어서와’)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이야기로 포커스를 틀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브이로그라 할 수 있는 한국에서의 ‘어서와’는 소소한 재미를 주기는 했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가 보고 싶어하는, 한국을 처음 만나는 외국인의 신선한 반응을 담을 수는 없어 시청률은 하락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프로그램을 ‘떠안게 된’ 지금의 제작진들은 예전 콘셉트를 되돌려 놓으며 시청률 반등에 성공했다.

Q_리부트 이후 시청률이 많이 상승했다. 부담이 더 커졌나?

늘 더 좋은 곳을 소개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다. 외국인이 인터넷으로 찾을 수 있는 곳이 아닌, 한국의 구석구석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우리가 해외 여행을 할 때 근교 소도시 투어를 즐기는 것처럼, 한국을 찾는 친구들이 늘 서울광장, 남대문시장, 경복궁 같은 정형화된 코스 뿐 아니라 우리가 코스 구성에 조금씩 팁을 줘서 작은 지방도 가볼 수 있게, 제철음식도 먹어볼 수 있게 하고 싶다. 산과 바다도 있지만 아름다운 계곡과 숲도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고, 서울에서는 예쁜 골목길을 보여주고 싶다. 날것의 한국을 보여주고, 이들이 돌아가서 주변에 많이 얘기해주기를 바란다.

또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프로그램 촬영이 아닌, 온전히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도록 노력한다. 그래야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오지 않나. “내 친구가 사는 나라인데 TV쇼를 찍는대”와 “한국에 진짜 가고 싶었는데 그 여행을 누가 찍어준대”는 많이 다르다. 제작진이 주도하면 안 된다. 답답하고 늦어지더라도 출연자들이 짠 일정을 최대한 존중하고, 그대로 보여주고자 한다.

Q_속상한 반응이 있었나?

시청자 반응 중에 “저건 저렇게 먹으면 안 되는데”라고 안타까워하는 반응이 가끔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제작진은 개입하지 않는다. 가끔 식당 사장님들이 보다가 답답해서 나타나서 직접 알려주시는 경우 막지는 않는다. 식당에서 서비스를 준다고 하면 다른 손님에게도 주는 거냐고 꼭 묻고, 아니라고 하면 거절한다. 일반 여행객과 똑같이 해 달라고 강조한다.

Q_연예인 안 나와도 잘되는 ‘어서와’, 제작진이 생각하는 강점은 무엇인가?

개입이 없다는 점? 우리의 가장 큰 차별점이자 강점이다. 그리고 일반인이기 때문에 날 것의 그림이 나온다. 연예인이 가는 여행 프로그램들은 사실 방송 경험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예능적 요소가 나오는데 우리는 그런 게 없다.

제작진이 제일 싫어하는 게 “잠깐만요, 여기서부터 다시 걸어올게요”, “이 멘트 하나만 하고 갈게요”다. 식당에 들어가는데 카메라가 안에서 기다렸다가 찍는 건 웬만하면 안 하려고 한다. 음식 인서트도 따로 찍는 게 아니라 옆 테이블에서 똑같이 주문해서 거의 동시에 찍는다. 출연자가 쌈 싸는 모양대로 옆 테이블에서 그대로 싸서 찍는다. 출연자들과 가능한 한 같이 움직이려는 노력이다.

Q_외국인 친구들이 선호하는 음식이 있을 것 같다.

한식을 선호한다. 특히 앉은 자리에서 보글보글 끓여 먹는 탕이나 찌개, 자리에서 구워 먹는 코리안 바베큐.

코리안 바베큐에서 고기와 김치를 꼭 먹고 가야 한다고들 생각한다. 삼겹살에 김치 제일 좋아한다. 가위로 고기를 자르는 건 아직도 신기해 하더라. 그리고 치킨도. 한국 드라마를 본 출연자는 한강 치맥이 로망이다. 여행 계획을 보면 매번 한강이 있다. 대부분 가고 싶어해서 가기는 하는데 비슷한 모습이라 방송에 안 나올 때가 훨씬 많다.

Q_또 출연자가 가고 싶어하는 코스는?

한강 외에도 남산, 롯데월드, 북촌 한옥마을, 경복궁. 거의 대부분 외국인들의 일정에 있다고 보면 된다. 외국에는 활어가 잘 없어서 노량진도 가고 싶은 코스에 꼭 있다. 공식 같다.

사실 대부분의 출연자가 한옥에서 묵고 싶어한다. 특히 북촌 한옥마을. 그런데 성수기든 비수기든 늘 인기가 많은 곳이라 대체로 예약이 꽉 차 있어 방 잡기가 정말 어렵고, 촬영을 꺼리는 곳도 꽤 있다. 우리도 외국 가면 유명한 관광지에 가는 건 똑같지 않나? 뻔한 코스가 늘 있는 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성수기에 한옥 예약은 정말 어렵다. 대부분이 원하지만 방이 없어 우리도 안타깝다.

Q_언제 제일 보람을 느끼나?

프로그램 특성 상 야외 촬영이 많은데, 시장에 가면 서울이든 지방이든 어르신들이 많이 알아보신다. “저거 그 프로다” “외국인들 나오는 거 있잖아”라면서 정말 다 ‘어서와’를 알고 계신다. 휴게소에서도 다 알아본다. 셀캠 들고 있는 외국인과 카메라팀, 이것만 보고도 남녀노소 다 알아본다. 케이블 프로그램인데 인지도가 높아서 매번 놀란다. 특히 우리 부모님들도. ‘어서와’를 하게 됐다고 말씀드리니 처음으로 주변에 자랑을 하시더라. 아무리 유명한 연예인과 일을 해도 관심이 없으셨는데 말이다.

방송작가 일이 굉장히 힘들고 환경도 열악하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져야 계속 할 수 있다. 누구나 아는 프로그램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자부심이다. 우리가 중간 투입이기는 하지만 예전과 다른 게 분명히 있다. 다시 시청률과 인지도가 올라가는 걸 보면 뿌듯하다. 처음 목표가 2% 넘는 것이었는데 이제 5%대를 바라보고 있다.

Q_나왔으면 하는 출연자가 있는지 궁금하다.

한 나라의 왕족이 오면 어떨까? 왕권 국가의 공주라든가. 왕족이 나라를 대표해 한국을 방문하고, 우리 문화를 경험하고 이를 자신의 나라에 돌아가 얘기하면 영향력이 더욱 크지 않을까 기대된다.

네이마르 여동생도 한국에 와보고 싶다고 한 걸로 알고 있다. ‘어서와’를 통해 오면 재미있지 않을까? 최근에는 애런 저지라는 야구선수에 대한 소식을 접했다. 입양을 간 야구선수인데 쌍둥이 형이 한국에 있다. 이 분의 이야기를 담아도 좋을 것 같다.

교포 3세 같은, 재외한국인인데 한국에 와본 적 없는 친구들도 ‘어서와’를 통해 한국을 찾았으면 좋겠다. 이야기가 있는 출연자라면 좋겠다. 주저 말고 제작진에게 연락 주시기를 바란다. 확실히 한국을 보여 드리겠다.

Q_다시 초대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다면?

뉴질랜드 앤디 가족을 다시 보고 싶다. 형제들 모두 나이스하고 젠틀하고, 긍정적이고 배려심도 많았다. 출연자도 제작진도 즐거웠다. 골목길 간판 하나에도 감탄하는 사람들이었다. 꼭 다시 만나고 싶다. 많은 사랑을 받은 이탈리아 셰프들이 이번에는 각자의 레스토랑에서 한식 메뉴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그 메뉴가 완성된 뒤 후기를 보고 싶다. 현지인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담고 싶다.

Q_’어서와’가 어떤 영향을 주기를 바라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가 친구들과 함께 갔던 여행 코스들이 한국을 찾는 또 다른 외국인 여행객들 플랜의 기준이 됐으면 좋겠다. 투어 상품이 나와도 좋을 것 같다. 다른 외국인 관광객에게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원조의 품격을 보여주고 싶다.

‘어서와’는 MBC에브리원의 장수 프로그램이자 효자 프로그램이고, 팬데믹이 끝나며 궤도를 다시 찾아가고 있다. 이렇게 사랑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지만 2018년 MBC 연예대상에서 특별상 받은 게 전부다. 사랑 받는 프로그램이니 그만큼 인정도 받았으면 좋겠다.

시청자 분들에게는 늘 감사하다. 다만 ‘어서와’는 진정성을 추구하는 방송이다보니 시청을 하면서 간혹 답답한 부분이 있으실 거다. 다 같이 열심히 만들고 있으니 예쁘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 뜨거운 반응 감사하고, 더 노력하겠다.

Q_방송작가로서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나?

박주영 작가 : 다른 나라 한인타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LA아리랑’ 같은 시트콤 형식도 좋고. 올해가 한인 이민 110주년이라고 하더라. 한인 커뮤니티와 예능을 접목시키는 기획을 준비 중이다. 인물에 관심이 많은데, 평범함 안에서 특별한 것을 찾고 싶다. 그를 통한 스토리텔링으로 인간에 집중하고 싶다.

김민아 작가 : 내가 아이 엄마라서 그런지, 아이와 여행을 다니는 예능을 해보고 싶다.

내한 스타들은 일본 오는 김에 한국을 들르곤 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한국의 위상은 부쩍 달라졌고, 빠르게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보며 국뽕이 차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서와’는 초반 국뽕을 자극하는 콘셉트로 시작했지만 이제 다양하게 한국을 즐기는 외국 관광객의 시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변모했다. 박주영, 김민아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의 노력 덕분에 자연스럽고 리얼한, 날 것의 ‘어서와’가 완성될 수 있었다. 억지 국뽕 없는 ‘어서와’에서 앞으로 또 어떤 나라의 어떤 손님이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시각을 선사할지 기대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박주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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