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최후의 전투인 노량해전을 다룬 영화 ‘노량’이 31일 3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노량’은 전작과 달리 명나라 장군들이 등장하고 일본 다이묘들 사이의 세력 관계도 묘사되는 등 복잡한 구도로 전개된다. 영화를 보기 전, 혹은 보고난 후 맥락을 제공해 당시 상황과 인물들을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콘텐츠를 추천한다.
KBS ‘역사저널 그날’, 난중일기에 나타난 이순신의 심정
KBS의 대표적인 역사 프로그램인 ‘역사저널 그날’은 2022년 7월10일 ‘난중일기’ 편을 방영한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 직접 ‘난중일기’를 찾아 읽지 않더라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역사저널 그날’은 ‘노량’의 배경이 된 시점의 기록들도 구체적으로 다룬다. 어머니에 이어 아들을 잃은 1597년 10월 이순신 장군이 남긴 기록은 다음과 같다. “간담이 타고 찢어지는 듯하다. 천지가 어둡고 밝은 해조차 빛이 바랬구나. 슬프다, 내 아들아.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간 것이냐.” 이 콘텐츠는 웨이브와 KBS 홈페이지,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JTBC ‘차클’, 한중일 관계 속에서 보는 임진왜란
JTBC의 강연 프로그램인 ‘차이나는 클라스’는 2017년 8월23일 ‘격동기에 돌아보는 ’한중일 삼국지’를 주제로 임진왜란을 조명했다. 강연자로 나선 한명기 명지대 교수는 당시 한국 무역 의존도가 높았던 대마도의 전략, 명나라와 일본이 주도한 강화협상의 문제점,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와 일본의 상황 등을 다룬다. 한중일 국제적 관점의 해설이 주된 내용이기에 삼국 간 갈등이 중점적으로 묘사하는 영화 ‘노량’의 빠진 맥락을 더해주는 점에서 의미 있다.
한명기 교수는 임진왜란에 참전한 명나라가 초기에 전투를 중지하고 협상에 나선 점을 언급하며 “우리가 임진왜란을 이해할 때 동아시아 전체, 나아가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를 이해하는데 굉장한 시사를 주는 대목”이라며 “자신들의 참전 목표가 달성됐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 ‘아군’이라 해도 자국의 국익만을 우선한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콘텐츠는 티빙에서 볼 수 있다. 유튜브에선 요약 버전을 볼 수 있다.
SBS 비디오머그 ‘비머실록’이 분석한 영화 속 사실과 허구
역사 영화가 공개되면 언론과 유튜버들은 영화 속 ‘사실’과 ‘허구’를 짚어낸다. 영화 ‘노량’ 개봉 후 공개된 콘텐츠 가운데는 SBS 비디오머그 ‘비머실록’의 ‘여기서 거북선이 왜 나와? 영화 노량 어디까지 사실일까?’ 콘텐츠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설명을 가장 심도 있게 다뤘다.
영상은 기자가 전문가 3명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 식으로 진행된다. 노량해전에 거북선이 참전했는지, 이순신 장군이 끝까지 적을 돌려보내지 않은 이유가 아들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지, 중국 수군 장수인 진린과 등자룡은 실제 모습과 영화의 모습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을 듣는다. 영상에서 박종평 이순신 연구가는 “문제가 좀 있다. 고증 자체를 고민을 안했겠구나”라며 고증을 지키지 않은 장면을 강하게 지적한다.
JTBC ‘인물탐구영역’ 진린과 이순신의 관계를 파헤치다
영화에선 명나라 수군 도독인 진린이 큰 비중으로 등장하는데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알기 힘들다. JTBC 유튜브 채널의 ‘인물탐구영역’에선 진린과 이순신의 진짜 관계를 살펴보는 콘텐츠를 올렸다. 진린은 영화 속 모습처럼 포악했다는 기록도 있도, 일본군에게 뇌물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징비록은 “진린은 성격이 포악하고 남들과 어울리지 못한다”고 기록했다.
다만 실제론 이순신 장군과 영화에서보다 각별한 모습으로 추정된다. 진린은 선조에게 서신을 보내 이순신 장군을 극찬하는가 하면 이순신 장군 사망 이후 슬퍼했다는 기록도 있다. 진린은 임진왜란 이후 명나라로 돌아가지만 이후 명나라가 멸망하고 여진족이 세운 청나라가 중원을 차지하자 진린의 후손이 명나라를 떠나 한국에 정착한다.
유튜브 채널 히스커버리, 고니시와 시마즈는 어떻게 됐나?
영화에선 임진왜란 당시 1군 선봉장을 맡았던 고니시 유키나가와 사쓰마 지역의 다이묘인 시마즈 요시히로가 큰 비중으로 등장한다. 영화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죽음 이외엔 일본 장수와 일본 정세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다 보니 왜 고니시와 시마즈가 연합하는지, 이후 이들은 어떻게 되는지 알기 힘들다.
역사 유튜브 채널인 히스커버리는 각각 고니시 유키나가와 시마즈 요시히로의 일대기를 영상으로 구성했다. 역사적 기록을 정리해 설명하는 것이 아닌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해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임진왜란 후 일본은 다시 전쟁터가 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사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이끄는 동군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측근이었던 이시다 미츠나리가 이끄는 서군과 세키가하라에서 결전을 벌였다. 고니시 유키나가와 시마즈 요시히로는 서군으로 참전한다. 반면 조선에 출병했던 가토 기요마사는 동군에 서는 등 히데요시 가신들의 이탈이 이어진다. 결과는 서군의 패배. 시마즈 부대는 도중에 전선을 떠난 반면, 고니시 유카나가는 이시다 미츠나리와 함께 참수된다. 영상을 통해 고니시의 일대기와 비극적 최후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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