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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까지 MBC에선 뉴진스를 볼 수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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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하이브
▲뉴진스. ⓒ하이브

오는 18일 MBC <쇼!음악중심>에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엔하이픈’이 출연한다. 하이브와 MBC와의 오랜 ‘갈등’이 끝나는 상징적 장면이다. BTS, 뉴진스, 르세라핌, 세븐틴 등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이 <나 혼자 산다>, <놀면 뭐 하니?>, <라디오스타>, <전지적 참견 시점> 등 MBC 예능에 출연하는 모습도 시간 문제라는 기대 섞인 예상도 나온다. MBC 안팎에 따르면 하이브와 MBC는 ‘협업’에 대한 ‘높은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0월30일 MBC는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4년 동안 MBC와 하이브는 아티스트와 콘텐츠 교류가 중단됐던 상태였다”며 “MBC 안형준 사장은 과거 잘못되고 낡은 제작 관행들 때문에 상처 받았을 아티스트들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히며 하이브 측에 선진적 제작 관행 정착을 위한 대화를 제안했다. 이에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전격적으로 상암 MBC를 방문해 안형준 사장과 환담을 나눴다”고 밝혔다.

이후 일주일만인 지난 6일 MBC와 하이브는 ‘건전한 제작환경 조성 및 아티스트 권익 제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BC는 “지속가능한 방송 콘텐츠 제작 환경 구축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며 △방송사의 지위를 이용한 프로그램·시상식 등의 출연 강요 △일방적인 제작 일정 변경 요구 △상호 협의 없는 출연 제한 조치 등을 근절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할 일을 하이브와 MBC가 했다’는 촌평이 나오기도 했다. 

안형준 사장은 “MBC가 앞장서 아티스트의 권익 제고와 공정한 파트너십 관계를 정립하여 동반 성장이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방시혁 의장은 “K-팝 아티스트의 권익을 높이겠다는 MBC 측의 배려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만남이 두 회사를 넘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선진적인 제작 관행이 새롭게 정착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안형준 MBC사장(왼쪽)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모습. ⓒMBC
▲안형준 MBC사장(왼쪽)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모습. ⓒMBC

이번 사건을 두고 한국경제는 “가요계에서는 절대 갑(甲)으로 여겨지던 방송사의 화해 요청에 놀랍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MBC와 하이브가 냉전 중이던 4년 사이 음악 프로그램 제작 환경은 급변했다. K-팝은 세계가 열광하는 장르가 됐다. 방송이 아티스트들의 출연에 더 목말라하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헤럴드경제는 “오랜 시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우위에 있었던 방송사의 막강한 권력이 종말을 고하는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스포츠경향은 “2019년 12월 MBC ‘가요대제전’에서 BTS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무대에 출연하기 위해 해당 일정을 불참한 뒤 MBC의 응징이 뒤따랐다. 하이브 소속 가수들이 MBC의 가요 시상식, 음악방송, 예능 프로그램에서 모두 자취를 감췄다”면서 ”하이브와 MBC간의 불화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피로감을 호소한 이들은 팬들”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당시 사건 이후 이듬해 설 특집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에서 BTS와 여자친구 등 빅히트(현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들이 자취를 감췄고, 이들은 2020 가요대제전에도 출연하지 않았다. 그리고 2022년 하이브와 계약이 종료된 여자친구 멤버 유주가 <쇼!음악중심>에 출연하며 MBC-하이브 갈등은 사실처럼 굳어졌다. 물론 2020년 9월 BTS가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출연하긴 했으나 예능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이번 결정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MBC 입장에선 뉴진스나 르세라핌 등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없는 예능 편성으로는 시청자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MBC의 한 예능PD는 “지금 같은 방송 환경에서 하이브는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지금까지 관행도 개선할 필요가 있으면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하이브 입장에선 동남아시아 등에서 영향력 높은 MBC 예능 콘텐츠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제 ‘누가 더 잘못했느냐’는 것보다 중요한 건 양측이 ‘지속가능한 방송 콘텐츠 제작 환경 구축’에 합의한 사실이고, 이 같은 변화가 다른 방송사에도 영향을 줄 것이냐다. 

스포츠경향은 “가수 임영웅이 KBS 방송 출연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뮤직뱅크> 1위에서 제외된 적이 있다. 지난달 복귀한 임영웅은 자신의 음악방송 일정에서 <뮤직뱅크>를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업계 홍보관계자는 “엠넷에서는 한동안 SM 소속 아티스트가 안 나왔다”고 전했다. KBS의 한 PD는 “KBS에선 한동안 YG 소속 연예인들이 나오지 않았던 적이 있다”면서 “방송사가 갑질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PD와 방송사가 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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