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투자자와 배우는 종이 한 장 차이 [신혜주의 벤처마킹]
벤처투자의 세계는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하지만 알다 보면 재밌는 게 벤처투자입니다. 대한민국 산업의 커다란 물줄기를 바꾸는 결정적인 계기도 초기 기업 투자에서 비롯되기 때문이죠. 현재 우리나라 IT를 이끌고 있는 네카라쿠배당토 역시 모두 투자를 받아 성장한 곳이니까요. 여러분이 벤처투자의 세계를 이해하고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그날까지, 신 기자가 매주 수요일 ‘벤처마킹’으로 찾아오겠습니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2019년 3월 배우 이제훈이 ‘혁신금융 비전 선포식’에 등장했다. 그는 이날 배우가 아닌 엔젤투자자(개인투자자) 자격으로 참여해,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이제훈은 현재 기업가치 1조원인 ‘마켓컬리’에 2015년 초기 투자를 단행해, 투자원금의 20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당시 행사에서 “스타트업에 우연히 좋은 기회로 힘을 보태게 되면서 그 과정이 좋은 배우로 성장시키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배우를 꿈꾸는 수많은 지망생들 중 인재를 선별하고 트레이닝을 거쳐 좋은 배우로 성장하는 것처럼 엔젤투자자 역시 한 기업이 성장할 때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 이제훈(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019년 3월 21일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혁신금융 비전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오른쪽) 배우 최시원이 지난 10월 19일 열린 ‘2023 스타트업콘’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사진제공=최시원 인스타그램 갈무리
엔젤투자자와 배우는 종이 한 장 차이 [신혜주의 벤처마킹]
이제훈 외에도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며, 전업 투자자 못지않은 실력을 지닌 셀레스터(Celestor)가 있다. 셀레스터는 유명인(Celebrity)과 투자자(Investor)를 합친 말이다.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이자 배우 최시원도 투자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7년 자동차 구매 플랫폼 ‘겟차’, 2021년 급여 선지급 서비스 기업 ‘페이워치’ 등에 투자했다. 지난 4월에는 스타트업 창업과 성공을 촉진한 공로로 서울시의회 표창을 받았으며, 10월에는 ‘2023 스타트업콘’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스타트업콘 행사 이후 자신의 SNS에 “창업이라는 도전 자체가 측정할 수 없는 인생의 선물인 듯하다”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배우 마동석과 손석구도 셀레스터로 알려져 있다. 마동석은 본인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 2~4편 시리즈 제작에 참여했으며, 손석구는 패션브랜드 ‘레리치’를 운영하는 공기와물에 시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사진제공=마동석 인스타그램 갈무리
한류스타 배용준은 연예계 투자 귀재로 꼽힌다. 2015년 화장품 제조 업체와 홈클리닝 서비스 업체, 2017년 VR 스타트업, 2019년 블록체인 기업 ‘씨몬코인’과 온라인 코딩 교육 서비스 개발 스타트업 등에 분산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 손석구는 최근 패션 브랜드 ‘레리치’를 운영하는 공기와물에 시드(Seed) 투자자로 참여했다. 배우 류승룡·오정세·이준은 투자 전문 업체인 ‘프레인핸스’의 주주다. 배우 마동석은 자신의 영화 제작사인 ‘빅펀치픽쳐스’를 통해 본인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제작에 참여했다. 빅펀치픽쳐스는 범죄도시 2~4편 투자를 단행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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