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교황청 외교 수립 60주년을 기념해 서울과 로마에서 동시에 기념미사가 집전됐다. 한국 대표로 로마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교황청과 힘을 합쳐 양국 국민, 더 나아가 전 세계인의 평화와 화합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로마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열린 미사는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주례로 거행됐다. 유 장관은 “(지난 60년간) 양국 관계는 상호 간의 두터운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며 “1984년과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방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대한민국 천주교인들의 기억 속에 역사적인 장면으로 간직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과 교황청이 지난 5년 동안 진행한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연구, 올해 9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된 김대건 신부 성상 축복식 등을 언급하며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은 화해와 통일에 대한 한국인의 열망에 진심으로 함께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앞으로도 사랑하는 한국 국민과 함께 걸어가며 그들의 열망을 나누고 공동선을 위한 진심 어린 협력과 지원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진행된 미사는 전임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를 비롯한 한국 천주교회 주교단 공동 집전으로 거행됐다.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강론을 통해 “대한민국과 교황청 양국이 더욱 긴밀한 협력을 이루어 나감으로써, 한국 정부는 물론 한국 교회가 교황청 사도좌의 노력에 발맞추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축사를 통해 “2014년에 여러분의 나라를 방문하고, 예수님을 향한 사랑과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려는 열망으로 이 땅에 자신들의 목숨을 바쳐 교회가 꽃을 피우고 활기를 가지도록 씨앗을 뿌린 한국 순교자들의 시복 미사를 봉헌한 것을 기쁘게 기억한다”며 “대한민국과 교황청 사이의 우호 관계를 계속하여 발전시키며 공동의 관심사를,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축사는 페르난도 헤이스 몬시뇰 주한 교황대사 직무 대행이 대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과 교황청은 지난 60년간 우호와 협력을 바탕으로 우정과 신뢰를 쌓아 왔다”며 “대한민국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고, 경제, 문화강국으로 발전하기까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주신 교황청과 한국 천주교회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축사는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대독했다.
교황청과의 관계는 1947년 제임스 패트릭 번 주교가 교황 사절 자격으로 한국에 부임하면서 연을 맺었다. 이후 1963년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1984년과 1989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한 바 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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