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을 협박한 서울 강남 룸살롱 여실장 김모씨가 ‘풀뱀’이라고 중앙일보가 유흥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11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유흥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선균이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이 그리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마이킹을 갚으려고 ‘공사’를 친 김씨에게 이선균이 걸려들었다는 것이다.
마이킹은 유흥업소가 여종업원에게 지급하는 선불금이다. 유흥업소는 여종업원이 급전이 필요하다고 하면 사채업자를 통해 돈을 지급하게 하거나 제3 금융업자와 채권·채무 관계를 형성하게 하고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선다. 빌린 돈을 변제할 때까지 해당 유흥업소에서 절대 나갈 수 없다. 돈을 빌려주는 방법으로 자기 가게에 묶어 놓는 것이다. ‘공사’란 손님에게 돈을 뜯어낼 빌미를 만드는 것을 뜻한다.
한 유흥업계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접대부가 업소 마담에게 빌린 ‘마이킹’을 갚고자 큰 손님에게 ‘공사’치는 일은 업계 관행이다. 김씨가 실장이긴 했지만 대마담 관리를 받는 접대부 출신이란 점에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돈을 억지로 빼내기 위해 이선균을 상대로 ‘공사’를 쳤을 것이라는 말이다.
유흥업계에선 김씨가 ‘풀뱀’이란 말이 나온다. 김씨가 일한 업소를 방문한 적이 있는 한 제보자는 해당 업소의 ‘수질’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김씨를 ‘풀뱀’이라고 지칭했다.
이 제보자는 “소위 말하는 텐프로나 점오보다 연령대는 높지만 화술이 능란하고 고객 응대가 접대부 몸에 배어 있다. 자신이 최전성기일 때 스폰서를 잡으려는 부류가 대다수다. 이런 애들은 과거 ‘꽃뱀’의 수준을 넘어섰다고 해서 ‘풀뱀’이라고 부른다. 어려서부터 빈번히 접대를 다닌 탓에 골프도 웬만큼 잘 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공사’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통상적으론 유부남을 꾀어 두 집 살림을 차린 뒤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 이선균의 경우 마약 투약이 협박 용도로 쓰였다는 추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유흥업소가 마약 제공 루트로 떠오른 데는 이유가 있다. 마약을 제공하는 ‘약 마담’이 강남 논현동이나 학동사거리 일대 유흥업소에 다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약마담’은 유흥업소에 드나드는 텔레그램 마약상, 피부과·성형외과 의사들을 통해 마약을 자급자족한다. 텔레그램 마약상은 마약을 제공하는 대가로 술값을 깎아 달라고 요구한다. 의사들은 매달 수백 만원을 관리 비용으로 쓰는 연예인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영업 차원에서 유흥업소를 방문한다. 특히 의사들이 마약 공급상 역할을 하는 것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 유흥업계 관계자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룸에서 그냥 (마약 주사를) 놔 달라면 놔주는 의사도 있다. 보통은 안에서 친해지고 밖에서 ‘합법적인 절차’로 프로포폴이나 케타민 등 마약류를 처방 받는다. 이렇게 아는 의사들이 많아지면 병원 여러 군데를 돌면서 ‘마약 쇼핑’도 가능해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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