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영세 의원이 24일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되자, TV조선 앵커가 “‘무릇 폐족(廢族)들은 서로 가엾이 여기기 마련이다. 서로 멀리 끊지 못하면, 반드시 함께 수렁에 빠진다’”라며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지명된 권영세 의원부터 새겨들을 말”이라고 당부했다.
한동훈 당 대표 사퇴 후 후임으로 친윤 권성동 의원이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권성동 권한대행은 지난 24일 의원총회를 열고 “국민의힘은 오늘 당 재정비와 쇄신을 이끌 권영세 비대위원장 후보를 국민께 보고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오는 30일 전국위원회에서 공식 의결을 통해 권영세 위원장을 임명하기로 했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친윤 색이 더 강해졌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24일 저녁 「폐족을 면하는 길」 앵커칼럼에서 “비슷한 사람들끼리 입맛에 맞는 말만 귀담아듣다간 어떻게 되겠습니까”라고 물은 뒤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스무 날이 넘도록 사과하지 않았다. 계엄 해제 표결에 대다수가 참가하지도 않았다. 첫 탄핵안 표결 때 집단 퇴장하는 행렬이 초라했다. 2차 탄핵안이 가결되자 ‘부역자를 색출하자’고 법석이다. 한동훈 대표를 쫓아내고 ‘도로 친윤당’이 됐다. 친윤은 번번이 대통령의 역성을 들며 당내 평지풍파에 앞장섰다”고 말했다.
윤정호 앵커는 “어처구니없는 비상계엄에 책임이 무겁다. 사과는커녕 일말의 반성도 변화도 거부한 채 민심과 담을 쌓고 있다. 이대로 가면 뭐가 되겠습니까”라며 “2007년 대선에서 친노가 참패하자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폐족을 자처했다. 어른이 큰 죄를 지어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는 가문을 뜻한다. 귀양 간 정약용이, 부인이 보내 온 빛바랜 다홍치마에 글을 썼다. 두 아들에게 ‘사람 구실을 하라’고 일깨웠다”고 설명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2007년 12월 “친노는 폐족입니다. 죄짓고 엎드려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들과 같은 처지입니다”라고 말했다. 2007년 대선 참패 후 스스로 조상이 큰 죄를 지어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폐족의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면서 윤 앵커는 “‘무릇 폐족들은 서로 가엾이 여기기 마련이다. 서로 멀리 끊지 못하면, 반드시 함께 수렁에 빠진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지명된 권영세 의원부터 새겨들을 말”이라며 “계파 색이 옅고 합리적이라는 평처럼, 벼랑 끝으로 치닫는 여당을 일단 멈춰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향신문은 25일 「여당 권영세 비대위, ‘내란 수괴’ 비호하는 친윤 장막만」 사설에서 “대통령 윤석열의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난파선이 된 당을 쇄신하고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할 비대위원장에 대학 시절부터 윤석열과 인연 깊은 권 의원이 적격인지 의문”이라며 “시민 눈엔 내란 수괴를 비호하려는 ‘인의장막’으로만 보일 수 있다. 국가를 위기에 빠트린 책임을 통감한다면, 권 지명자는 윤석열 탈당이나 출당으로 ‘계엄과의 결별’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향신문은 “권 지명자가 상임전국위 추인 등을 거쳐 비대위원장으로 확정되면, 당 투톱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함께 모두 검사 출신 친윤으로 채워지게 된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권 의원을 지명하면서 ‘새 비대위는 국정 안정과 당의 화합·변화라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변화는 장식품이고 화합에 방점을 둔 것인데, 당이 ‘윤석열 방패막이’로 결집하라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국민은 지금 국민의힘을 ‘내란 비호당’으로 의심한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지키기로 방향을 정한 것인지, 국가 위기를 수습하고 국민 뜻에 따르는 쪽으로 가려는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새 비대위는 그 첫걸음으로 ‘윤석열 청산’과 당의 환골탈태 의지를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겨레도 25일 「‘탄핵 반대’ 권영세 비대위원장, ‘도로 친윤’ 선언한 국힘」 사설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친윤석열계 인사를 비대위원장에 앉혀 ‘도로 친윤당’을 공식 선언한 셈이다. 이제 국민의힘이 아무리 쇄신을 말한들 누가 믿겠는가”라며 “권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국민의힘을 ‘내란범 비호 정당’으로 바라보는 국민 시선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24일 조선일보도 「탄핵소추 반대한 국민의힘, 사과와 변화도 거부 중」 사설에서 사과없는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하며 친윤당 색채가 강해지는 것도 우려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의힘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고 이제 문화까지 세계를 리드하는 선망받는 나라를 하루아침에 정정이 불안한 제3세계 국가처럼 만든 책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어떻게 선거에서 표를 달라고 할 것인지 알기 어렵다. 국민 다수의 시선은 외면하고 극단적인 일부에게 영합하면서 어떻게 정당으로 존립하려는지도 의문이다. 지금으로선 변화가 아니라 ‘친윤당’ 색채가 더 강해지는 모습”이라며 “이래선 점령군 행세를 하는 민주당의 폭주와 독주를 견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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