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형준이 형(NC 다이노스)이나 한준수 선수(KIA 타이거즈)가 경기에 나가는 빈도가 높아진다. 이제 젊은 포수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최근 고양야구장에서 만난 키움 히어로즈 포수 김동헌(20)은 이렇게 얘기했다. 1~2년 전부터 KBO리그에 젊은 포수들이 돋보이는 현상을 반겼다. 그는 “양의지(두산 베어스) 선배님이나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선배님이 워낙 대단하시고, 그 분들을 보고 야구한 젊은 포수들이 더 많이 성장하고 있다”라고 했다.
현재 20대 초~중반의 젊은 포수들 중에선 역시 김형준이 가장 돋보인다. 작년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 지난 11월에 막을 내린 프리미어12까지 착실하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프리미어12서는 박동원(LG 트윈스)에게 주전을 내주고 백업으로 뛰었지만, 작년 대표팀에선 주전이었다.
현 시점에선 김형준이 젊은 포수들 중에서 공수겸장으로 가장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수 출신 강인권 전 NC 다이노스 감독은 구단이 FA 박세혁을 영입했음에도 김형준이 군 복무 후 돌아오자 주전으로 밀어붙였다. 김형준을 두고 “또래들 중에서 그냥 제일 잘 한다. 다 잘 하는 포수”라고 했다.
그렇게 NC는 전임감독의 강력한 지지 속에 양의지가 두산으로 떠난 뒤 안방 리빌딩에 성공했다. 실제 김형준은 확실히 눈에 띈다. 세공고를 졸업하고 2018년 2차 1라운드 9순위로 입단했다. 1군 통산 304경기서 타율 0.211 28홈런 85타점 OPS 0.657.
올 시즌에만 119경기서 17홈런을 쳤다. 그런데 삼진이 무려 144개였다. 애버리지는 0.195. 극단적으로 홈런 아니면 삼진을 당하는 타자였다. 전임 감독은 김형준에게 삼진을 당해도 좋으니 풀스윙을 요구했다. 일단 거포 본능부터 깨우고 자신감을 심어주면, 다른 장점까지 편안하게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경험을 좀 더 쌓고 삼진을 줄이면 타율도 2할6~7푼까지 칠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참고로 한국 최고포수 2인방 양의지와 강민호의 경우, 25세에 이미 20홈런을 정복했다. 양의지는 2년차, 23세이던 2010년에 이미 20홈런을 쳤다. 강민호는 25세이던 2010년에 23홈런으로 처음으로 20홈런을 넘겼다. 김형준은 25세에 17홈런으로 20홈런까진 못 갔지만, 당장 내년에 20홈런에 다시 도전 가능해 보인다.
그런 김형준의 또 다른 매력은 도루저지능력이다. 올 시즌 37.8%로 사실상 리그 1위에 올랐다. 어깨가 상당히 좋다. 피치클락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내년에 이 수치가 어떻게 바뀔지 봐야 하지만, 확실히 올 시즌 9개 구단이 NC를 상대로 뛰는 야구를 쉽게 하지 못했다.
이호준 신임 감독은 취임식 당시 박세혁이 내년에 더 많은 경기에 나서려면 투수들에게 더 신뢰를 얻으라고 조언했다. 바꿔 말해 현재 김형준이 NC 투수들과 합이 좋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25세로 많은 나이가 아니지만, 경기운영과 볼배합에서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포스트 양의지, 포스트 강민호 레이스는 이미 시작됐다. 김형준이 국가대표 차세대 주전을 예약하며 푹풍성장했고, 한준수도 올해 KIA 타이거즈의 통합우승에 기여하며 만만찮은 대항마로 떠오를 조짐이다. 두 사람을 거론한 김동헌은 올해 부상 악령을 딛고 내년에 실질적 2년차 시즌을 맞이한다. LG 트윈스 김범석도 장기적으로 간과해선 안 될 우량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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