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은 지금의 시대상을 상징하는 콘텐츠에요. 시즌1 때보다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양극화도 심해졌죠. 그런 의미에서 시즌2는 긴 시간을 견뎌야 할 우리에게 위안과 동시에 생각할 거리를 던질 작품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23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넷플릭스 인사이트 세션’에 참여해 “’더 글로리’ 이후 넷플릭스 드라마가 상대적으로 주춤했던 게 사실이지만,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시즌1이 만들어 낸 신화를 다시 쓸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의 인기를 경제가 어려울 땐 드라마보다는 예능이 더 많이 소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분석했다.
오는 26일 오후 5시 공개되는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과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2021년 공개된 시즌1에 이어 3년 만의 후속작이다. 당시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1억 4200만 가구가 시청했으며 94개국에서 1위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53일간 전 세계 넷플릭스 1위를 유지하는 등 역대 최장 1위 기록도 보유 중이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도 “한국 사회를 가장 잘 설명하는 키워드가 ‘서바이벌’이라고 생각하는데, 오징어 게임은 이를 극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평하면서 “오징어 게임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굉장히 크다”고 했다.
정 평론가는 이어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 콘텐츠의 다양성이 확보되길 바란다”며 “오징어게임 시즌2의 성공이 한국 콘텐츠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지식재산권(IP)으로 팬덤(fandom·충성 고객)을 구축하고 싶다는 넷플릭스의 꿈을 진정 실현해 주고 있는 것이 ‘오징어 게임’이 아닐까 한다”면서 “이런 경험이 쌓이는 것은 한국 콘텐츠의 리더십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날 오소영 넷플릭스 컨슈머프로덕트팀 시니어 매니저는 “오징어게임 시즌2는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K-컬처를 즐기는 축제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LA, 뉴욕, 마드리드, 파리, 시드니 등 세계 곳곳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 시즌2 공개를 앞두고 카카오프렌즈, 올리브영, 신세계 등 국내 대표 브랜드들과 대규모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
노 소장은 “2016년 이후 넷플릭스가 우리나라에 와서 K-콘텐츠에 적극적으로 투자했고, 글로벌한 관점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콘텐츠 사례가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한국 콘텐츠 시장의 긍정적 가능성을 넷플릭스가 극대화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도 “기존 한국 영상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방송과 영화과 분리돼 있다는 것”이라면서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 이후 제작 역량이 있는 스태프들이 참여하는 영상이 드라마 시리즈로 나올 수 있었고, 대표적으로 ‘오징어 게임’이 그 융합을 잘 보여준다”고 했다.
오징어 게임 감독 황동혁은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 등을 만들었으며, 첫 드라마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인 최초로 에미상 감독상을 받은 바 있다. 미국 방송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에미상에서 비영어권 드라마가 감독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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