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판정’ 배우 나인우, 정신 질환? 신체적 어려움?…3년 기다리다 ‘군 면제’[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지난 2월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제1병역판정검사장 모습. 연합뉴스

KBS2 ‘1박2일 시즌4’ 고정 멤버로 출연하다 드라마 촬영과 군 입대 등의 문제로 지난 7월 하차 소식을 알린 배우 나인우(30)씨가 4급 보충역 판정을 받고 사회복무요원 소집을 기다리던 3년이 넘어가 병역 면제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온라인에서 화제다.

나씨의 소속사 하나다컴퍼니에 따르면 나인우는 4급 판정을 받은 후 사회복무요원 소집을 기다렸지만, 3년간 통보를 받지 못해 면제 대상자가 됐다. 소속사에서도 언론에 “뜻하지 않게 그렇게 됐다”고 사실을 확인했다.

나씨의 병역 면제는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병무청도 법적 근거에 따라 합법적으로 처분한 것이다. 게다가 나씨의 병역 문제는 특별한 케이스도 아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병무청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 배치의 불균형 문제로 장기 대기자가 계속해 발생하면서 지난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연평균 1만 명이 넘는 사회복무 대상자가 나씨처럼 장기대기 사유 탓에 전시근로역으로 면제 처분을 받았다. 지난 5년 간 총 6만 2964명이 합법적으로 병역이 면제됐다.

장기대기 사유 전시근로역 처분제도는 사회복무요원 소요 대비 소집자원이 많은 지역이거나 낙도·원거리 지역에 거주해 장기간 소집을 대기한 사람을 대상으로 사회진출을 보장하기 위해 전시근로역을 처분한 걸 말한다.

이는 현행 병역법 제65조 제9항에 따른 것으로,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자가 소집되지 않고 3년 이상 대기할 경우 적기 사회진출 보장을 위해 전시근로역으로 처분한다. 해당 대상자는 병역법에 따라 병역면제 처분을 받게 된다.

그러나 주목할 점이 이 같은 처분이 발생하는 두 가지 이유 중에 하나다. 사실 사회복무 대상자 경우 선호하는 근무지의 경쟁률은 계속 상승하는 반면 일부 근무지에서는 인력난으로 배정조차 이뤄지지 않는 불합리한 운영 때문이다.

사회복무요원들은 현역 복무 대신 공공기관,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병역의무를 수행한다. 상대적으로 편한 근무지에 속하는 행정시설 근무의 경쟁률은 높다. 하지만 힘든 근무지를 일컫는 ‘헬무지(지옥·Hell + 근무지의 합성어)’로 불리기도 하는 사회복지시설 근무는 더욱 기피돼 인력 공백이 심화하고 있다.

실제 사회복무요원 배치를 요청했지만 배정되지 않은 사회복지시설의 인원이 5년 전보다 7배가 상승해 1335명에 달한다. 반면 행정시설 근무 경쟁률은 8.5 대 1까지 치솟았다.

배우 나인우. 사진 제공=인스타그램 캡처

또 다른 하나는 나씨가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무당국에 따르면 복지분야 복무 성격상 정신 질환이 있다거나 신체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면 배치가 제한되거나 후순위로 밀리게 돼 이 과정에서 장기간 소집 대기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씨도 이 경우에 해당된다는 추측되는 대목이다.

병무 당국의 한 관계자는 “정신 실환이 있거나 신체적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분류되는 사람을 무작정 사회복지 분야에 근무시켰다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들을 주기적으로 관찰하며 관리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을 무한정 대기시킬 수 없고 적기에 사회진출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3년간 소집이 안 되면 불가피하게 전시근로역으로 처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병역법상 신체검사 결과 1급부터 3급까지는 현역으로 입대한다. 4급은 보충역으로 분류된다. 물론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지난 2021년 10월부터 4급 판정 시에도 본인이 원하면 현역 복무는 가능하다.

병역 신체검사에서 4급이 나오려면 학력이 고등학교 중퇴 이하여야 하며 몸무게는 BMI 지수 14 정도에 해당되고, 170㎝의 키에 40㎏ 이하가 나왔을 때 가능하다. 또 부모와 배우자, 혹은 형제 등이 6급 이상 군인이거나 집행유예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 등도 4급 판정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4급 판정이 가장 많이 나오는 항목은 ‘신체 이상’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 결핵과 함께 사회생활은 가능하나 증상 및 이상소견이 6개월 이상 지속된 정신 질환 등이 포함된다.

나인우는 tvN ‘철인왕후’, KBS2 ‘달이 뜨는 강’ 등에 출연했다. 2022년부터 KBS2 예능 ‘1박2일’ 시즌4에 고정 멤버로 활약하다 지난 7월 드라마 촬영과 군 입대 등의 문제로 하차했다. 그는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으로 내년 1월 첫 방송될 MBC 새 금토극 ‘모텔 캘리포니아’에서 천연수 역으로 시청자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번 면제 판정으로 곧바로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회복무요원 판정 이후 구체적으로 장기 소집 대기를 밝히지 않은 채 방송 활동을 이어오다 최근 군 면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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