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아니다. 2023년 12월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군 지휘부와 만난 자리에서 ‘계엄’을 이야기했던 시기 말이다.
경향신문 단독보도에 따르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최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쯤 시국을 걱정하면서 “어려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비상조치밖에 없지 않느냐”고 발언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자리에는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도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모두 서울 충암고 출신 선후배 관계다.
이에, 여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을 향해 ‘계엄은 전시에 하는 것이지 평시에는 안 된다. 군인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옛날과 다르다’고 말렸으나 윤 대통령이 이에 동의하는 반응을 보이진 않았다고.
23년 12월 = 엑스포 유치 실패 직후
지난해 12월은 “150개 이상의 국가 정상들과 일일이 양자 회담으로 접촉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만만해했으나 2030 부산 세계엑스포 유치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떨어진 직후로,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던 시기다. 잼버리 사태 등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전 정부 탓으로 돌렸던 윤 대통령은 당시 이례적으로 “엑스포 유치를 총지휘하고 책임을 진 대통령으로서 정말 죄송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던 바 있다.
이후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했던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12월 11일부터 14일까지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했으며, 부부의 해외 순방 비용은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보다 2배 많은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불행히도, 윤 대통령의 ‘계엄’ 발언은 지난해 12월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었다. 특히 올해 4·10 총선 참패 이후 더 잦아졌다고. 여 전 사령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올해 초여름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도 계엄 언급이 있었으며, “11월 초쯤에는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게 좋겠다’는 의지를 김용현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안다”라고 진술했다.
곽상아 에디터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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