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가 경복궁 교태전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재현한다. 구찌는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와 맺은 문화유산 협약의 첫 결실로 교태전 부벽화 모사도를 19일부터 공개한다.
왕비의 침전인 경복궁 교태전에는 두 점의 벽화가 자리했다. 암수 앵무새가 다정하게 어우러진 ‘화조도’와 어미 원숭이를 중심으로 새끼들이 모여있는 ‘원후반도도’다. 원본 벽화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다.
구찌와 국가유산청이 협업해 제작하는 그림 두 점은 진품과 똑같이 그린 모사도다. 국가유산수리기능자 모사공과 함께 원본 그대로의 모습을 담아냈다. 종이와 안료 선정부터 과학적 분석을 거쳐 진행했고 유실된 부분은 현재 상태 그대로 재현했다.
교태전 벽화 역사는 19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덕궁 화재 복구 과정에서 교태전이 해체되며 조선총독부박물관으로 옮겨졌고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 중이다.
복원한 벽화는 소나무와 오동나무로 제작한 판넬에 부착돼 교태전 대청 양옆 벽체 윗부분에서 서로를 마주본다. 탈부착이 가능한 형태로 제작해 향후 연구에 따른 위치 변경도 고려했다.
오는 30일까지(24일 제외) 오후 12시부터 4시까지 누구나 교태전 대청에서 부벽화를 만날 수 있다. 평소 비공개였던 교태전 내부를 11일간 한시 개방한다.
구찌는 지난 5월 경복궁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열며 궁궐의 역사와 예술성을 세계에 알렸다. 내년 복원 30주년을 맞는 교태전의 가치를 빛내고 관람객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기 위해 구찌와 국가유산청은 협력을 이어간다.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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