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주원이 수비하는 걸 보면, 진짜 배워야 할 점이 많더라.”
‘유격수 골든글러버’ 박찬호(29, KIA 타이거즈)가 지난 13일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 직후 취재진에 했던 얘기다. 유격수 1인자로 공인울 받았지만, 그 역시 타격과 수비에서 다른 선수들의 것을 보고 참고한다고 털어놨다.
마지막까지 경쟁한 박성한(26, SSG 랜더스)의 타격을 자신보다 낫다고 인정했고, 오지환(34, LG 트윈스)은 여전히 국내 최고 유격수라고 치켜 세웠다. 그러면서 “김주원이 수비하는 걸 보면, 진짜 배워야 할 점이 많더라고요, 그렇게 배워가고 있다”라고 했다.
김주원은 실제로 작년에 비해 올해 수비 안정감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엔 유격수로 1030이닝을 소화하면서 무려 29개의 실책을 범했다. 리그 최다실책 1위. 그러나 올 시즌엔 1023.2이닝을 막아내면서 실책 개수가 18개로 급전직하했다. 또한 실책 18개 중 다수가 시즌 막판 집중됐다.
안 해야 될 실책을 정말 안 했다. 작년에는 간단한 타구도 갑자기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올핸 이런 모습이 안 보였다. 스텝이나 움직임에 여유가 생겼다. 작년 항저우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도 주전 유격수로 뛰며 국제대회 경험도 충분히 쌓았다. 올해 프리미어12에 참가했으나 박성한의 백업이었다.
수비에서 비약적 발전을 했으니, 이젠 타격 차례다. 올 시즌 134경기서 타율 0.252 9홈런 49타점 61득점 OPS 0.750이었다. 127경기서 타율 0.233 10홈런 54타점 OPS 0.668을 기록한 작년보다 애버리지만 조금 좋아졌다.
김주원은 운동능력이 좋은 유격수다. 김도영(21, KIA) 정도로 폭발적이진 않더라도 수준급 파워와 스피드를 자랑한다. 그러나 정작 그동안 그런 장점을 타격에 완벽히 활용하지 못했다. 전임감독은 2022시즌 중반부터 눈 딱 감고 주전 유격수로 밀어줬다. 풀타임 2년을 소화했지만, 아직까지는 드라마틱한 성장을 했다고 보긴 어렵다.
사실 유격수라고 해도 김주원의 재능이면 2할7~8푼에 15홈런, 7~80타점 정도는 해줘야 구단 간판으로 명함을 내세울 수 있다. 간판은 간판인데 아직까지는 포텐셜을 못 터트린 느낌. 그래도 수비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으니, 타격도 조만간 치고 올라갈 것이란 믿음은 있다.
이호준 감독이 부임했다. 김주원의 신인 시절에 함께 했던 지도자다. 기본적으로 선수 고유의 루틴, 습관, 타격 매커닉을 바꾸라고 하지 않는다. 전임 감독과 마찬가지로 주전 유격수로 생각하는 만큼, 김주원을 믿고 기용할 전망이다. 김주원이 많은 실전을 통해 타격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너무나도 좋은 환경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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