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자(富者)들의 소득 계급이 매우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6년 전 소득 5분위(상위 20%)의 63%는 5년 뒤에도 여전히 ‘5분위’였다. 반면 소득 1분위(하위 20%)의 31%는 5년째 가장 낮은 소득 분위를 탈출하지 못했다.
통계청은 18일 이런 내용의 ‘2017~2022년 소득이동통계 개발 결과’를 발표했다. 소득이동통계는 통계청이 지난해 개발에 착수해, 이번에 처음 내놓는 통계다. 정부의 경제 분야 역점 정책인 ‘역동 경제’ 구현을 위해, 사회이동성 개선과 취약계층 지원에 대한 정책 마련을 뒷받침하기 위한 역할이다. 약 1100만명의 표본을 기초로 작성됐다.
우선 2022년 기준 소득 분위의 상승·하락 등 이동을 경험한 사람은 34.9%로 집계됐다. 이 중 17.6%가 소득 분위의 상승을, 17.4%가 하락을 경험했다. 나머지 65.1%는 소득 분위에 변화가 없었다.
전체 분위 중 이동성이 가장 컸던 분위는 2분위였다. 2분위의 21.3%는 1분위로 낮아졌고, 28.8%는 3분위 이상으로 상승했다. 그다음 이동이 활발했던 분위는 3·4분위였다. 하위 20%인 1분위와 상위 20%인 5분위는 견고했다. 특히 상위층인 5분위의 86%가 1년 전과 동일하게 소득 분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시점을 2017~2022년으로 넓게 잡아 소득 1·5분위의 유지율을 살펴봐도, 소득 최상위층일수록 해당 계층에 오래 머무는 경향이 강했다. 2017년 소득 5분위에 속한 사람 중 63.1%가 2022년까지 분위를 유지했다. 소득 1분위의 경우 31.3%가 같은 기간 지속해서 1분위에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소득 1분위에 속한 사람 중 해당 분위를 탈출하는 비율은 지속 기간이 길어질수록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소득 이동성이 더 두드러졌다. 2022년 소득 분위 상향 이동 비율은 여자(18%)가 남자(17.2%)보다 높았다. 하향 비율 역시 여자(18%)가 남자(16.8%)보다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의 소득 이동성이 컸다. 청년층(15~39세)의 소득 분위 이동 비율은 41%, 중장년층(40~64세)과 노년층은 각각 32.2%, 25.7%였다. 청년층은 상향 이동 비율이 하향보다 더 높았지만, 노년층·중장년층은 하향 이동 비율이 더 높았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상향 이동성은 인천·제주·경기에서 높았고 세종·전남·전북에서 낮았다. 하향 이동성이 높은 곳은 마찬가지로 인천·제주·경기였고, 울산·강원·전북에선 낮았다. 세종·전북·울산 지역은 시간이 지나도 소득 분위가 견고하게 유지되는 지역으로 꼽혔다.
한편 절댓값으로는 전년 대비 2022년 소득이 늘어난 사람은 64.4%, 하락한 사람은 32.9%였다. 하지만 소득의 증가 폭은 둔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까진 소득금액이 50% 이상 상승한 사람의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 2020년부터는 소득금액이 10% 미만으로 상승한 사람의 비율(2022년 22%)이 가장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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